독일 주가지수는 2024년 동안 약 40회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금융 시장에서의 강세를 나타냈지만, 독일 기업들은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49개 산업협회 중 31곳이 1년 전보다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단 4개의 업종만이 현 상황이 개선되었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의 핵심 요인으로는 높은 에너지, 노동력 및 재료 비용이 꼽힌다. 여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관료주의도 기업 활동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의 미하엘 쉬트 소장은 "기업들이 직면한 다수의 문제가 우려스럽다"며,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은 수출을 막고, 국내 정치의 혼란은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생산량 감소를 예상하는 업계 대표는 49명 중 20명으로, 이는 증가를 예상하는 16명을 크게 웃돈다. 특히 건설업, 식품업, 도매업, 대외무역과 같은 핵심 산업 및 기계 제조업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부정적 전망이 두드러졌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독일 산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했으며, 이러한 하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계 제조업의 경우 3년 연속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벨트람 카프라트 산업협회 회장은 전쟁, 무역 분쟁, 극우 정당의 선거 성공 등을 주요 악재로 꼽았다.
독일경제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9개 업종 중 단 9곳만이 투자를 늘릴 계획을 밝혔으며, 20곳은 투자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고용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25개 협회는 인력 감축을 예고한 반면, 증원을 계획한 협회는 7곳에 불과하다. 철강업, 기계 제조업, 건설업 등 주요 산업에서는 특히 감원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산업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금리 인상 국면이 마무리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전시 산업도 팬데믹으로 인한 손실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다.
제약업, 에너지, 수리 및 폐기물 처리 산업, 농업은 생산량 증가를 낙관하는 주요 업종으로 꼽힌다. 은행권도 제로금리 시대가 종료되면서 이자 수입 증가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산업에서 고용 안정 및 증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인 경제 전망은 여전히 신중함을 요구한다. "20년 전처럼 대규모 감원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위안이 되지만, 지속적인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독일 경제는 투자 감소, 생산 축소, 고용 불안 등의 도전 속에서 회복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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