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올해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업의 실적 전망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수출 중심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으로는 화장품, 엔터주를 증시 유망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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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서 K-뷰티 위상 상승… 화장품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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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는 북미 시장 경쟁 심화 속 관련 활약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24년 국내 화장품 판매업체는 3만6000개에 달한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1만개를 넘어선 지 7년 만에 네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 대표적 화장품주로는 파마리서치, 코스맥스, 브이티,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실리콘투, 코스메카코리아, 펌텍코리아 등이 꼽힌다.
그중 화장품 유통·무역업체 실리콘투는 K-뷰티 핵심 수혜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기업이다. 실리콘투는 미국 아마존, 아이허브와 자사 온라인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 등을 통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현지 물류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리콘투는 지난해 주가 상승률 10위권(7위·311%)에 이름 올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국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글로벌 최고의 ODM(제조자 개발생산) 산업과 실리콘투라는 무역벤더를 전후방에 두고 다수의 인재들이 화장품 창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투는 한국 화장품 글로벌 확장의 선장 역할을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미국에서 유럽과 중동으로 확장은 주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며 "직매입 구조와 독보적인 물류 인프라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장품 ODM 기업인 코스맥스도 실리콘투와 함께 K-뷰티 글로벌 확장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힌다. 지난 한해 코스맥스 주가 상승률은 21.3%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9.4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국내외 3000여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역별, 고객별 매출 다변화를 이루고 있는 글로벌 1등 ODM 코스맥스를 섹터 내 최선호주로 유지"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중국 경기 반등의 최대 수혜자 또한 중국 내 1000여개 고객사들을 확보한 코스맥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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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엔터주 반등 모멘텀…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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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JYP Ent.와 에스엠,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년 동안 각각 31.0%, 17.9%, 17.2%, 10.0% 하락했다. 엔터주 하락은 K팝 앨범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영향이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기준 단일 앨범 기준 100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앨범은 총 20장(써클차트 기준)으로 2023년 같은 기간 33장보다 13장 줄었다.
올해 증권가에서는 엔터주의 반등 시기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하이브 소속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완전체 컴백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현재 군백기를 보내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멤버 전원이 전역하는 내년 신보 발매와 투어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컴백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팬 플랫폼'의 본격적인 수익화(구독 모델 적용)와 현지화 그룹 캣츠아이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등이 신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욱이 한-중 관계 회복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까지 엔터 업황은 긍정적일 것이라 판단한다"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업황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 정책 등 자국 보호주의 무역 규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는 관세 영향력에서 벗어난 K팝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과의 교류 확대에 대한 관심도 엔터주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중국 쑨예리 문화여유부 부장을 만나 한중 문화·관광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문화예술·콘텐츠·관광 분야의 활발한 교류에 대해 합의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터주들이 본질적으로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는 시작점에 있기 때문에 여전히 엔터의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올해는 엔터주를 살지에 대한 고민이 아닌 어떤 종목이 가장 가파르게 오를지를 고민할 시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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