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평 12억 분양… 물가보다 25배 뛰어 '내 집 마련 좌절'

서울 국평 12억 분양… 물가보다 25배 뛰어 '내 집 마련 좌절'

머니S 2024-12-20 16:46:20 신고

자산은 줄고 청약 문턱은 높아 20~30대의 내 집 마련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산은 줄고 청약 문턱은 높아 20~30대의 내 집 마련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분양가는 폭등하는데 자산은 계속 줄며 20·30 청년세대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 형국이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이들도 고금리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법원과 경매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12만9703건으로 나타났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이자를 연체시 채권자가 담보를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경매업계에선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무리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영끌 투자자의 물건들이 경매로 대거 넘어간 것으로 봤다.

빚 못 갚아 강제 처분

임의경매는 최근 2년째 급증했다. 2021년 6만6248건, 2022년 6만5586건이던 임의경매는 지난해 10만5614건으로 전년 대비 61% 폭증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임의경매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며 2년 새 2배 뛰었다.

영끌 후폭풍을 맞은 20~30대는 순자산(자산-부채)도 줄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가구주 39세 이하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1년 전(2억3678만원)보다 1520만원(-6.4%) 줄어든 2억2158만원이다.

가구 순자산이 감소한 연령대는 39세 이하가 유일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40대 4억5064만원(3.4%↑) ▲50대 5억1131만원(2.8%↑) ▲60세 이상 5억1922만원(6.8%↑) 등 모두 전년 대비 순자산이 늘었다.

가구주 연령대별 평균 자산도 마찬가지다. 60세 이상(5억8251만원)에서 6.2% 뛰었고 40대(5억8212만원)에서 3.7%, 50대(6억1448만원)에서 1.6% 증가했다. 39세 이하(3억1583만원)만 6.0% 뒷걸음질 쳤다.

20~30대가 각종 악조건이 거듭돼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진 분위기다. /그래픽=일러스트 여누 20~30대가 각종 악조건이 거듭돼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진 분위기다. /그래픽=일러스트 여누

자금은 없고 문턱은 높다

최근 급격히 치솟은 분양가와 높은 청약 문턱도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발목을 잡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조사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공급면적)당 분양가는 전년 대비 38% 뛴 평균 4720만7000원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승률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물가상승률(1.5%)의 25배에 달한다. 국민평형(전용 84㎡) 환산시 11억9922만원을 넘는다.

20·30세대는 청약경쟁에서도 뒤처진다. 올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분양한 서울 30개 아파트의 당첨 커트라인은 평균 63점이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산정된다. 만점인 84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이어야 받을 수 있다. 20·30대가 84점에 이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한 달 만에 11만명 급감한 것은 이 같은 이유가 배경으로 보인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 2671만9542명에서 11월 2660만9366명으로 22개월 만에 감소폭이 최대를 기록했다. 당첨 가점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부터 청약통장 납입 인정금액을 40여년 만에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린 것도 20·30대 청약 수요자의 등을 돌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회생활 초년인 20·30세대가 내 집 마련을 위해 감당하기엔 각종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자산은 줄고 빚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러 운 좋게 청약에 당첨돼도 자금이 부족해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며 "고금리·고물가 등 분양가를 올리는 환경을 감안해도 분양가가 너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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