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시간이 흐를 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 푸른색 유니폼을 벗고 LG 트윈스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수 있느냐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FA(자유계약) 투수 최원태를 품은 삼성, 그리고 최원태를 올해까지 데리고 있었던 LG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6일 "선발진 보강을 위해 외부 FA 최원태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4년 최대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이다.
이로써 최원태는 1년 반 LG 생활을 마치고 생애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대구에서 공을 던지게 됐다.
2015년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최원태는 1군 통산 217경기에서 1134⅓이닝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LG 트윈스로 1대3 트레이드되면서 터전을 잠실구장으로 옮겼다. 올해는 24경기 126⅔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올렸다.
다만 최원태는 가을야구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경기 2⅔이닝 평균자책점 6.75,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경기 3이닝 1패 평균자책점 15.00의 성적을 남겼다.
묘하게도 포스트시즌 악몽을 되풀이하게 해준 삼성에서 자신의 새 야구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이제 최원태는 삼성에서 최소 4년간 공을 던지게 됐고 삼성은 다시 한 번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번 영입으로 데니 레예스,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최원태로 이어지는 4선발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최원태의 영입에 따라 LG에 내주는 보상 선수를 골라야하기 때문이다.
KBO리그 FA 등급제에 따르면,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FA 등급제 규정에 따라 원 소속팀에 보상을 해야 한다.
A등급 선수는 2024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300%다. B등급 선수는 2024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200%다.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2024년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된다.
타 구단 FA 선수를 영입한 팀은 계약 승인 공시로부터 3일 이내에 보호선수 명단을 전 소속 구단에 줘야 한다. 원 소속 구단은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뒤 3일 이내로 보상선수를 지명해야 한다.
최원태는 이번 FA 시장에서 아킬레스건으로 A등급에 속한다는 점이 꼽혔다.
최원태를 영입하는 팀은 2024년도 연봉의 200%(8억원)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혹은 최원태의 2024년도 연봉의 300%(12억원)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겨울 FA 시장에 나온 선수 중에서 계약을 마무리한 선수는 최원태를 포함해 총 12명으로, 이 중 5명(심우준·엄상백·허경민·장현식·최원태)이 새 팀과 계약했다. 최원태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은 모두 B등급이었기 때문에 FA 선수를 영입한 팀은 원 소속 팀에 25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이후 보상선수 지명이 이뤄졌다.
A등급의 경우 B등급과 비교했을 때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는 인원이 적다.
20명과 25명은 차이가 크다. 25명을 보호하고 선수를 내주면 1군 엔트리를 들락날락하는 선수 중 한 명을 내주게 되지만 20명을 보호한 뒤 선수를 내주면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선수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FA 선수의 원 소속 팀도 미래 자원보다는 당장 다음 시즌에 통할 수 있는 선수를 고르기 마련이다.
다만 당해 FA 신청 선수, 군보류 선수, 신인 선수, 육성 선수, 외국인 선수, 당해 연도 2차 드래프트 이적 선수, 당해 연도 FA 보상 이적 선수는 자동 보호된다. 지난 2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삼성 외야수 김현준도 마찬가지다.
야구계에서는 이 문제로 삼성이 최원태와 계약하더라도 1명이라도 더 보호선수에 집어넣기 위해 김현준 입대 이후 최원태와 계약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물론 진실은 삼성만 알게 되겠지만 어쨌든 김현준 이후 삼섬은 최원태와 사인했고 이제 보호선수 명단 20명을 묶어놔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오승환의 LG 이적 가능성이 크게 불거진 것이다.
오승환은 KBO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다. 2005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뒤 해외에서 활약할 때를 제외하고는 삼성에서만 뛰었다. KBO리그 통산 726경기 794⅔이닝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 생활을 마친 뒤 2020년 다시 삼성으로 온 뒤에도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하는 등 42살의 나이에도 기록이 준수하다.
올해는 시즌 후반기에 부침을 겪었고 이게 삼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올해 58경기 55이닝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의 성적을 올렸는데 후반기 들어 떨어진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나오자 삼성은 오승환을 LG와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승환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러다보니 오승환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지면서 잠실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불펜 투수들이 연이어 다친 LG 사정도 절묘하게 오승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시즌 내내 불펜 운영에 골머리를 앓았던 LG는 함덕주에 이어 마무리 투수 유영찬마저 얼마 전 오른쪽 팔꿈치 부상 탓에 3개월 재활에 돌입했다. 내년 시즌 초 결장이 불가피하다. 올해 KIA에서 맹활약한 장현식과 4년 총액 52억원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올해 불펜 투수가 고전으로 어려움 겪었던 것으로 고려하면, LG가 야구장이 커 투수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오승환을 즉시전력감으로 쓸 만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LG 역시 장현식을 데려오면서 샐러리캡(연봉 총상한) 여유가 없고, 이미 삼성의 영구결번급 수준의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이 올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에 연착륙하면서 성적까지 잘 냈기 때문에 오승환이 아닌 길게 보고 쓸 수 있는 다른 선수를 즉시전력감으로 판단하고 지명할 수도 있다.
삼성은 보호선수 명단 짜는 것으로, LG는 만약 오승환이 보호선수에서 빠지면 그를 데려오는 것으로 여러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두 구단이 받아든 고차방정식이 어떻게 풀릴지 스토브리그 뜨거운 이슈가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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