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보호 선수 지명의 시간이다. 최고의 선수를 뽑아야 할 LG 트윈스와 지켜야 할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지난 6일 투수 최원태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4년 최대 70억원(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 규모다.
FA 시장 최대어로 불렸던 최원태를 품은 삼성은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만족할만한 영입. 그러나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는 고민에 빠졌다.
KBO리그 FA 등급제에 따르면,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FA 등급제 규정에 따라 원 소속팀에 보상해야 한다.
A등급 선수는 2024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 선수 20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300%다. B등급 선수는 2024년 연봉의 100%와 보호 선수 25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200%다.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2024년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된다.
최원태는 이번 시장에서 A등급이었다. LG는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300%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LG뿐만 아니라 대다수 팀이 보호 선수 지명을 선택한다. 보호 명단 20명에서 빠진 21번째 선수를 영입해 팀의 부족한 전력을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군 엔트리가 28명으로 구성되니 1.5군급 쏠쏠한 요원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자동 보호되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을 제외하고 선택해야 한다. 당해 FA 신청 선수, 군보류 선수, 신인 선수, 육성 선수, 외국인 선수, 당해 연도 2차 드래프트 이적 선수, 당해 연도 FA 보상 이적 선수가 그 대상이다. 이 명단에 들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로는 지난 2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외야수 김현준과 지난해 8월 현역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 투수 양창섭 등이 있다.
목표했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룬 삼성은 투타에서 유망주들이 많다. 미래를 생각할 때 이들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물론, 1군 주축들 보호는 당연하다. 보호 명단 등록이 불명확한 선수로는 베테랑인 리빙 레전드 오승환과 내야수 박병호가 있다.
오승환은 올해 정규시즌 58경기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55이닝 평균자책점 4.91 42탈삼진을 기록했다. 후반기 부진이 뼈아팠다. 전반기 37경기 1승 5패 24세이브 38이닝 평균자책점 3.79로 조금 불안했지만, 후반기에는 21경기 2승 4패 2홀드 3세이브 17이닝 평균자책점 7.41로 무너졌다. 이 탓에 삼성의 플레이오프(VS LG 트윈스), 한국시리즈(VS KIA 타이거즈) 엔트리에도 경험 많은 오승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냉정하게 삼성에서는 설 자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오승환이다.
반대로 LG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내내 불펜 운영에 골머리를 앓았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 유영찬마저 오른쪽 팔꿈치 부상 탓에 3개월 재활에 돌입했다. 시즌 초반 결장이 예상된다. 그 빈자리를 메울 카드가 부족하다. 여기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데뷔 후 가장 많은 9피홈런을 허용한 오승환이 LG로 가게 되면 투수 친화적 잠실구장을 홈으로 활용한다는 것도 이점이 될 수 있다.
오승환 지명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LG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비시즌 불펜 투수 장현식과 4년 총액 52억원 FA 계약을 체결해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의 여유가 없다. 여기에 삼성 예비 영구결번으로 불리는 오승환을 덜컥 데려오기도 부담이다.
이에 비해 박병호는 비교적 확률이 떨어진다. LG의 1루수에는 올 시즌 KBO리그 타점왕이자 1루수 부문 수비상을 따낸 오스틴 딘이 있으며 지명타자에는 김현수가 있다. 박병호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은 최원태 영입 후 3일 안에 보호 선수 명단을 전 소속팀 LG에 넘겨야 한다. LG는 삼성에 명단을 받은 뒤 3일 안에 보호 선수를 뽑아야 한다.
치열한 두뇌싸움이 예상된다. 삼성은 어떤 선수를 지킬까. 반대로 LG는 어떤 선택을 하며 전력을 보강할까. 모두를 놀라게 할 깜짝 선택이 나올 수도 있을까. 많은 관계자와 팬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삼성 라이온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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