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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이터’ 후라도까지 영입
삼성은 6일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선발 투수 최대어였던 최원태와 계약기간 4년, 최대 7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24억원, 연봉 34억원, 인센티브 12억원의 조건이다.
동시에 2년간 키움 히어로즈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후라도와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키움이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은 후라도를 100만달러에 데려왔다.
올해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삼성은 KIA 타이거즈에 4승 1패로 밀려 준우승에 만족했다.
핵심 타자인 구자욱이 플레이오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이탈하는 악재가 겹치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투수진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삼성은 2023시즌을 마친 뒤 불펜진 보강에 집중했다.
FA 시장에 나온 김재윤과 4년, 최대 58억원에 계약했고, 베테랑 임창민과도 2년, 총액 8억원에 사인했다. 내부 FA이던 오승환과도 2년 총액 22억원에 사인했다.
보강에 힘쓴 불펜진은 2023시즌보다 나아지기는 했다. 2023시즌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 5.16으로 최하위였지만, 올해에는 4.97로 2위였다.
그러나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5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불안함도 노출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삼성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올해 정규시즌 내내 선발로 뛰었던 좌완 이승현을 불펜으로 돌리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더 큰 문제는 선발진이었다.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어깨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구멍이 커졌다. 믿을만한 선발 투수는 데니 레예스, 원태인 뿐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좌완 이승현, 황동재를 대안으로 내세웠으나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은 애초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불펜 보강을 노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후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FA 시장이 열린 뒤 삼성은 불펜 최대어이던 장현식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LG 트윈스에 밀렸다.
그러자 삼성은 최원태 영입에 한층 공을 들였다.
사실 삼성의 국내 선발진은 원태인 말고는 물음표가 붙는 상태다. 좌완 이승현은 올해 선발로 처음 풀타임을 소화했고, 황동재는 선발로 한 시즌을 완전히 소화한 경험이 없다.
결국 국내 선발진의 한 축을 이뤄줄 최원태 영입에 성공했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원태는 통산 217경기에서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거뒀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LG에서 뛴 올해에는 24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작성했다.
아울러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코너 대신 후라도를 택했다.
코너도 올 시즌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꾸준함 측면에서는 후라도가 한층 낫다.
2023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후라도는 빼어난 ‘이닝 이터’다. 2023년 30경기에서 183⅔이닝, 올해 30경기에서 190⅓이닝을 소화했다. 2년간 21승 16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특히 후라도는 올해 23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삼성은 둘을 영입하면서 원태인~레예스~최원태~후라도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5선발 자리를 두고는 좌완 이승현, 백정현, 이승민, 이호성, 황동재 등이 경쟁할 전망이다.
삼성이 홈으로 쓰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 친화적 구장이라 둘의 적응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후라도는 라이온즈파크와 궁합이 나쁘지 않다. 후라도는 올해 라이온즈파크에서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오히려 강한 면모를 보였다.
삼성은 “후라도가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에서 훌륭한 수치를 기록했다. 5개 구종을 던지는 후라도가 2024시즌 전체 땅볼 비율 3위(53.3%)에 오른 점도 라이온즈파크에 적합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원태에 대해서도 삼성은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땅볼 유도 능력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최원태는 “야구장이 작긴 한데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장 특성에 맞게 구종 선택도 다양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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