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닥터에 따르면 13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400원(4.53%) 급락한 5만 600원에 장을 마치며 5만원선을 턱걸이했다. 장 중 5만 500원까지 내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 5만 8300원에서 5만 600원으로 내리며 이달만 13.21% 하락했다. 연중 고가였던 7월 10일(종가 8만7800원) 대비로는 42% 넘게 빠진 수치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9650억원에 달한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4조8020억원어치 팔아치우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24조 1469억원에서 302조 710억원으로 222조원이 증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 이후 정책 방향성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는 삼성전자의 추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칩스법)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까지는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평가 자체가 의미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적정 가치를 산정하려면 선행 추정치를 분석해야 하는데 트럼프의 정책이 구체화 되지 않은 현시점에선 단순 계산이 아예 불가능하다”며 “뚜렷한 반등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 상승 계기 역시 트럼프 2기 집권 이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주주환원이나 보유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가 반등을 노려볼 수도 있겠지만, 단기적인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주주환원 여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미래 기업 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삼성전자가 주가 방어를 위해 주주환원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단기 반등을 이끌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 특성상 삼성전자 개별 종목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국내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단 우려감이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국내 수출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삼성전자를 투매하면서 삼성전자 주가 하락 속도가 빨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에 대한 우려가 현재 고공행진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도 반영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반등 시점은 달러 약세 전환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 12월, 늦으면 트럼프가 취임하는 1월까지 바닥을 다지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가가 급락한 만큼, 가격매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체질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면서도 “향후 체질 개선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에서 경쟁력이 복원된다면 실적과 주가 모두 ‘레벨업’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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