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마다 사랑 담아 편지를 띄웁니다"…최진영 첫 산문집

"절기마다 사랑 담아 편지를 띄웁니다"…최진영 첫 산문집

연합뉴스 2024-10-22 14:37:23 신고

'소설가 최진영, 편지·산문 엮은 '어떤 비밀' 출간

최진영 작가 최진영 작가

[ⓒ김승범 / 난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편지는 단 한 사람을 위한 글이잖아요. 오직 너에게만 전하는 나의 마음이고, 보내고 나면 그 마음은 그 사람에게 가버리고 이제 나에게 없고요. 어쩌면 소설을 쓰는 마음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소설가로 18년째 활동하며 '구의 증명' 등 8권의 장편소설과 4권의 소설집을 펴낸 최진영(43) 작가가 최근 펴낸 첫 산문집 '어떤 비밀'은 경칩에서 우수까지 24절기에 맞춰 띄운 편지에 산문을 덧붙여 엮은 책이다.

최 작가는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산문집의 편지 형식에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작가는 제주의 한 해변에서 아담한 카페를 운영하는 배우자에게 힘을 보태고 싶어 절기마다 편지를 써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상처와 회복, 미움과 그리움, 슬픔과 어리석음 등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들이 담긴 편지들은 작가가 덧붙인 산문들과 어우러져 한 권의 정갈한 산문집으로 태어났다. 최진영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첫 산문집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내밀한 경험들과 그에 얽힌 솔직담백한 생각과 감정들이 더 반가울 것 같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로 겨울을 꼽았다.

그래서 겨울에 편지를 쓸 때는 좀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 대설(大雪)에 쓴 편지는 몸이 약했던 작가의 유년 시절 항상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주며 요구르트를 사주곤 했던 외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담았다.

"겨울에 태어난 나를 모두 약한 아이라고 말할 때 / 그저 나와 같이 걸어준 가장 늙은 사람 // 나의 햇살 / 아이는 하루하루 자라서 어른이 되고 / 외할아버지는 하루하루 자라서 천사가 됩니다."

최진영 산문집 '어떤 비밀' 최진영 산문집 '어떤 비밀'

[난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편지글에 덧붙인 산문은 작가가 "나의 가장 오래된 단 한 사람"이라고 칭한 외할머니 박난자(94) 여사에 관한 애틋한 이야기다.

자기 딸에게는 그토록 엄했던 외할머니는 손녀에게는 그저 베풀기만 할 뿐인 한없이 다정하고 사려 깊은 존재다.

작가의 "내가 쓴 소설에서 할머니는 전부 할머니예요. 지어낸 이야기지만 진짜 마음이에요. 내 소설에 할머니가 있어요. 내가 소설에 다 남겨줬어요"라는 말에 외할머니는 그저 "고생했다"고 답할 뿐이다.

작가가 정갈한 편지지를 펴서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쓴 것만 같은 편지와 산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랑'이다.

"24절기에 담은 마음은 결국에는 사랑인 거 같아요. 사랑에는 너무나도 많은 감정이 들어가 있어서 오해, 착각, 질투, 서운함, 억울함, 치사함, 외로움, 고통 그 모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사랑이겠지요."

난다. 384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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