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멀랜사, 레나라는 세 사람의 삶을 정성스럽게 탐구한 이 책은 비선형적인 내러티브와 언어의 반복을 통해 관찰자이자 주변자인 우리가 한 인물을 바라보는 것은 한정된 각도에서밖에 불가능하며, 그러므로 그에 대해 알고 쓸 수 있는 것은 ‘선’이 아니라 ‘점’ 그것도 아주 미세한 점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만큼 한 사람의 내면이란 커다란 빙산이며, 그의 내면과 심리를 탐구하는 것은 작가뿐 아니라 독자의 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녹록지 않은,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세 인물을 담아냈다. 하지만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어딘가 모르게 소박하고 단순해 보인다. 처음 보는 세 인물과 그들의 모습에서 낯섦보다는 다정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세 가지 인생
거트루드 스타인 지음 | 이은숙 옮김 | 민음사 펴냄 | 328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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