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책은 시력을 잃어가는 저자의 회고록이자, ‘시각장애’라는 주제로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장대한 탐구다. 출간 직후 언론으로부터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멋진 여행’,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의 가교 역할을 할 이야기’, ‘알고 있다고 확신했던 모든 것을 뒤집는 책’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장애인 글쓰기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이러한 수식어가 붙을 수 있었던 건, 두려움과 설렘이 뒤섞인 저자의 고백을 통해 무엇이 우리의 존재를 형성하고, 기쁨과 슬픔을 만드는지에 대한 성찰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새로운 존재 방식을 찾는 힘겹지만 유쾌한 여정 속에서 이미지 없이도 상대를 욕망할 수 있다는 것을, 창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인생의 그리운 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우리가 사는 세계의 경계는 놀랍도록 넓어질 것이다.

■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앤드루 릴런드 지음 | 송섬별 옮김 | 어크로스 펴냄 | 432쪽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