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출판된 지 얼마 안 된 사이 인터넷에 올라온 독후감만 모아도 별도로 책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폭넓은 독자들의 즉각적 환영은 이런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마음의 표시로 읽힌다.
‘을야’의 출처는 정사에 바쁜 왕이 밤이 돼서야 독서를 한다는 을야지람(乙夜之覽) 고사다. 지혜는 고통과 실수 등 산전수전 겪은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상에 대한 관조를 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이라는 현자의 가르침이다.
기술과 문명은 변화무쌍해도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 동양 현자들의 언어가 어려움에도 추앙 받는 이유는 보통 사람의 눈과 귀로는 결코 보고 듣지 못하는 세계 너머의 세계,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내공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두 권의 책은 각각 4부인데 부제(副題)는 같고 내용만 다르다. 1부 은 ‘아침에 떨어진 꽃 저녁에 줍는다’는 루쉰의 문장과 ‘세상의 변화를 즐겁게 바라본다’는 사마천 문장의 합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바라볼 때 깨달음도 얻는다고 한다. 2부 는 『주역』 인용으로 바람이 소리로 용을 따르고, 구름이 그림자로 범을 따르듯 감각할 수 없는 세계를 인식하는 지혜를 말한다.
3부 도 『주역』 인용인데 하늘의 뜻을 알면 죽음도 두렵지 않은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고 한다. 4부 , 인생의 오랜 방황 끝에 문득 접어든 을야에서 깨달음에 이르기를 소원한다.
아마도 동양학에 밝은 지식인이 SNS에 편하게 쓴 글들이 높이 인기를 끌자 출판사가 살짝 서둔 듯하다. 조금 거친 문장과 오래 읽힐 책에 맞지 않는 한시적인 글이 조금 눈에 띄나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고 두 권을 꽉 채운 옛 고전과 현자들의 인간과 세계에 대한 탁월한 사유를 맛보며 얻을 지혜와 깨달음의 가치가 더욱 큰 책이라 중복해 소개하고 있다.
『둥지를 떠난 새 우물을 떠난 낙타』에 는 소제목의 글이 있는데 ‘어리석은 자는 일생 동안 지혜로운 이를 섬긴다 할지라도 결코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이는 마치 국자가 국 맛을 모르는 것과 같다’는 법구경 인용이다. 무식한 도깨비 부적을 모르듯 국자가 천 년 동안 국을 푼들 국 맛을 알 리 없다. 리더의 품격(品格) 역시 남이 갖춰주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갖은 국들의 맛을 스스로 음미하며 쌓아나가는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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