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발달로 개인 간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져 가는 요즘, 좋아하는 스타를 과거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럴수록 우리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져만 간다. 책은 괴물과 그들의 창작물을 소비하는 관객의 딜레마적 상황에 정면으로 부딪친다. ‘작품과 창작자는 분리해야 하는가’는 해묵은 논쟁거리이지만 그동안 양쪽의 의견을 각각 들어보고 비교해 보는 시도는 많았던 반면, 한 작가가 직접 딜레마의 당사자가 되어 해당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간 결과물은 없었다. 자기감정에 충실하고 자기 안의 이중성과 모순을 기꺼이 인정하려는 저자의 이러한 점에서 책은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의 노력은 책을 덮고 난 뒤 비로소 빛이 난다. “우리가 ‘사랑하는’ 괴물 같은 사람들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물음이 저절로 떠오를 수밖에 없으니.
■ 괴물들
클레어 데더러 지음 | 노지양 옮김 | 을유문화사 펴냄 | 34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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