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기습적인 도핑 검사에 홍명보호의 루틴이 살짝 흔들렸다. 경기 하루 전날 스케줄이 흔들리면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첫 분수령인 이라크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5일 오후 7시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에선 B조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현재 B조 1위(2승 1무·승점7·골득실+4)를 달리고 있다. 2위 이라크(2승 1무·승점7·골득실+2)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선다.
한국은 앞서 10일 요르단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3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전반 38분 이재성, 후반 23분 오현규가 연속 골을 터뜨려 요르단을 원정에서 제압했다.
이라크는 11일 바르사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1분 스크라이커 아이멘 후세인이 결승 골을 터뜨려 팀의 두 번째 승리를 안겼다.
한국은 경기 하루 전인 14일, 미르스타디움에서 공식 훈련에 들어갔다. 그런데 몇몇 선수들이 불시에 도핑 테스트를 받으면서 훈련 시작 시간이 늦어졌다. 원래 공지된 훈련 시작 시간이 오후 4시였지만, 실제 훈련 시작은 4시 40분에 시작됐다.
이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도핑 테스트 때문에 훈련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훈련 한 시간 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테스트 관련 통보를 받아 총 8명의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도핑 테스트를 받게 됐다고 했다.
관계자는 홍 감독이 선수들의 컨디션에 지장이 가는 걸 우려해 KDAD 측에 선수들이 도핑테스트를 훈련 전후로 나눠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KADA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KADA 관계자들은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8명의 선수가 도핑검사를 받았고, 일부 선수들은 KADA가 요구한 소변량을 채우지 못해 훈련 뒤 추가로 검사를 받기로 했다.
불시에 도핑 테스트를 받은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홍 감독이 지휘하던 대표팀이 원정 평가전을 치르러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숙소에서 새벽에 기습 도핑검사가 진행된 적이 있다"면서 "그때 이후로 이런 기습적인 검사는 처음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 관계자는 "KADA의 기본 프로토콜이 불시에, 예고 없이 하는 거로 안다. 훈련 시작 한 시간 전쯤에 통보받았다"면서 "훈련에 차질이 생겨 내일 경기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KADA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_ 규정에 따라 전문 스포츠 선수들의 검사를 진행한다. 보통 경기 직후 검사가 이뤄지지만, 경기 외 시간에 진행되기도 한다. 선수의 위치가 파악되는 모든 장소에서 진행 가능하다.
다만 경기 전날 검사는 경기를 하루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해진 루틴이 있는 선수들에게 갑작스러운 도핑 검사로 리듬이 깨질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엄지성(스완지 시티) 등 부상으로 인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대표팀에 '경기 전 도핑'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3차 예선 초반 선두 수성의 분수령인 이라크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새로운 혼란이 발생했다.
기습 도핑 검사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라크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한편, 한국은 이라크와의 역대 전적은 23전 9승 12무 2패로 우세지만, 승률이 아주 높은 건 아니다. 가장 최근 5경기에선 한국이 3승 2무로 우세하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에선 당시 한 조에 묶인 이라크를 상대로 한국은 1승 1무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최종예선 첫 경기에선 득점 없이 비겼다. 이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중립 경기로 열린 맞대결에선 이재성(마인츠), 손흥민,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의 연속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라크를 상대로는 홈에서 패배가 없다. 역대 2패는 이라크 원정 1경기, 그리고 중립 경기 1경기였다. 이라크 원정 패배는 지난 1982년 3월 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선 경기로 0-3 완패를 당했다.
나머지 1패는 지난 1984년 4월 29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최종예선으로 0-1로 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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