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까지도 뻗어 있습니다. 베이비뉴스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올해 말 공표 예정인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5~’29)에 해당 정책의 주인공인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아동 목소리를 전하는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제안을 단순한 의견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희망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동행복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나는 디지털 미디어 속에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더 나은 디지털 환경을 위해 굿네이버스 미디어 아동 자문단 활동을 했다. 나는 이 활동의 경험을 되살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 속에서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 또 그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는 쉴 때 종종 TV로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거나 유튜브를 본다. 그런데 내가 보는 대부분의 영상에서는 다 마르고 예쁜 사람들만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간혹 통통한 사람이 나오면 예쁘지 않은 것처럼 생각된다. 또 TV에서도 뚱뚱한 사람은 늘 놀림거리가 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말라야 예쁜 거라는 생각에 다이어트를 해보려고 한 적도 있다. 말라야 예쁘다는 기준, 어린이는 매일 접하는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배우고 있다.
또한 학교나 학원숙제를 하다 보면 뉴스나 기사를 검색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는데 기사 하나에도 수많은 광고가 붙는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어린이와는 전혀 상관없거나, 아이들이 보기에 조금 불편한 광고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잔인한 이미지나 혹은 어린이가 보기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화면들도 많이 나온다. 이렇게 우리 어린이들은 TV나 유튜브 속에서 보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무섭거나, 잔인하거나, 자극적인 내용’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가끔 어른들이 우리 어린이들을 향해 ‘이 아이들은 디지털 미디어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의 아이들’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처럼 우리들은 TV나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또 유행하는 것들이나 관심이 있는 것을 많이 배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유익하지 않거나 잔인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보는 게 불편해서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안 볼 수도 없는 일인데 이용할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계속 든다. 이 미디어 속 영상들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보는 미디어 세상이 조금 더 당연하게 아이들에게 안전할 수는 없는 걸까? 우리들이 다니는 학교나 통학로 앞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있어서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마찬가지로 미디어상에도 아이들이 미디어를 조금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어린이 보호구역’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미디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안전한 보호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고를 수 있으면 좋겠고, 어른들만 이야기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존중해주고 이해해 주는 곳이면 더 좋겠다. 나는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도 아이들의 권리가 날마다 안전하게 지켜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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