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라이칼럼 박소영과 만나다

줄라이칼럼 박소영과 만나다

코스모폴리탄 2024-10-10 00:00:02 신고

줄라이칼럼의 청담 아뜰리에.

줄라이칼럼의 청담 아뜰리에.

줄라이칼럼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저와 제 동생이 지난 2021년에 론칭했어요. 줄라이칼럼은 모든 여자들을 위한 브랜드예요. 옷을 통해 이 시대의 모든 여자들이 나이를 초월해 서로의 취향을 함께 공유하며 연대할 수 있길 바라요. 줄라이칼럼이 하나의 ‘소통 창구’ 같은 브랜드가 되면 좋겠어요.
브랜드명은 어떻게 지었나요?
7월을 뜻하는 ‘줄라이’와 ‘칼럼’을 합친 단어예요. 저랑 동생 둘 다 7월에 태어났거든요.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칼럼’ 같은 다채로운 컬렉션을 만들어가고 싶었고, 그렇게 칼럼이란 단어를 줄라이와 함께 넣었어요. 또 프랑스어로 칼럼이 ‘기둥’이란 의미도 있거든요. 제대로 된 공방 시스템을 갖춘 패션 하우스를 세워 한국 패션을 지탱하는 하나의 기둥이 되고 싶어요.
자매 각자의 포지션이 궁금해요.
제가 전반적인 컬렉션 디자인과 브랜드 운영을, 동생은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아트 디렉팅을 맡고 있어요.
자매가 함께 과거에 아트 스튜디오를 운영했다고 들었어요.
동생은 순수 미술과 테크닉 기반으로 패션을 함께 공부했고, 저는 순수 미술을 전공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아트 스튜디오를 세웠죠. F&B업계의 브랜딩과 K팝 관련 아이돌 콘서트 굿즈를 제작하기도 했어요.
아트 베이스로 일하다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느 날 세상의 여자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곤 ‘여자들의 옷’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죠. 부모님이 모두 패션 디자이너시기도 하고, 제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이란 확신이 들었어요.
1,2 줄라이칼럼의 청담 아뜰리에. 3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아트워크 피스. 4,5,6 2025 S/S 서울패션위크 런웨이.

1,2 줄라이칼럼의 청담 아뜰리에. 3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아트워크 피스. 4,5,6 2025 S/S 서울패션위크 런웨이.

자매가 함께 일하면 어떤가요?
장단점이 확실하죠. 가장 큰 장점은 가족이다 보니 남이 하기 어려운 얘기를 냉철하게 해줘요.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웃음) 하지만 그런 솔직한 말들이 서로를 발전시켜주는 걸 알기에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틀리에의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디자인은 제가 하고 있고, 줄라이칼럼의 모든 피스들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파트가 세분화돼 있어요. 먼저 핸드 크래프트 위빙을 담당하시는 장인 선생님이 계세요. 줄라이칼럼은 대부분의 옷이 자투리 원단으로 제작되는데, 남은 오프 컷들을 저장하고 또 그것들을 가지고 디테일을 개발하는 파트가 또 있어요. 그 외 전반적인 디자인 실무는 함께 만들어요.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도 줄라이칼럼을 즐겨 입는다 들었어요.
저희는 사실 셀러브리티 협찬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요. 최근 몇 년간의 성장 과정을 돌이켜보자면, 고객들이 주로 입소문을 통해 저희 옷을 처음 알게 돼 직접 아틀리에에 찾아오고 있어요. 줄라이칼럼은 마니아층이 두터워요. 고객들의 직업군과 연령대가 정말 다양한데, 친환경적이고 또한 합리적인, 지속 가능한 소비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앞서 말했듯 줄라이칼럼의 모든 피스가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으로 만들어져요. 제작 전 과정에서의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걸 플뢰르 펠르랭 전 장관도 알게 되셨던 것 같아요. 저희 컬렉션의 한국적인 미에도 관심이 크셨고요. 그렇게 인연이 닿았어요.
모든 피스들이 소량 생산이고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들었어요.
한국적인 요소가 담긴 장인 정신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저의 뿌리인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의 역사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한국적인 디자인을 펼치는 것에 사명감마저 느끼고 있죠. 핸드 크래프트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이번 시즌엔 우리의 누비를 재해석했는데, 한국의 전통 기술을 어떻게 옷에 적용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누비 장인이자 누비장 전승 교육사이신 유선희 선생님을 직접 찾아가 만나뵈었어요. 우리의 전통을 재해석하는 데 매 순간 크나큰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최근 선보인 2025 S/S 시즌에는 우리의 전통이 어떻게 재해석됐나요?
조선시대 선비에게서 영감을 받아, 선비들이 입던 남성 전통 복식을 재해석했어요. 또한 예로부터 고귀함을 상징하는 옥 소재의 전통 오브제를 모티브로 한 공예 기술도 적용했죠. 국가무형유산 옥장 보유자로 인정받으신 김영희 선생님의 작품 중 조선시대 궁중 장신구의 문양을 응용한 디테일이 바로 그것이에요. 유선희 선생님이 누비신 누빔과 조선시대의 주름 기법으로 기와 모티브의 깃을 만든 것도 특징이에요.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한국의 전통을 디자인에 담고 싶었나요?
영국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그 나라의 역사와 풍요로운 문화를 경험해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와 전통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리고 브랜드를 만들게 되니 이러한 관심사를 담게 됐고요.
특별히 디자인을 하면서 환경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심플해요. 쓰레기를 만드는 게 싫어요. 그래서 ‘낭비’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 제주삼다수와 협력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어요. 삼다수의 플라스틱 생수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이번 컬렉션의 일부를 제작했거든요. 그리고 우리 옷도 저에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영감을 줘요. 우리 조상들은 지혜로운 동시에 심미적 수준이 굉장히 높았어요. 한복을 만들고 남은 조각 천으로 아름다운 조각보를 만들었잖아요. 심지어 단속곳 같은 옷은 남겨지는 자투리 천이 없도록 만들어졌어요.
디자인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한국의 역사, 뿌리요. 그러니까 과거가 없인 지금 현재가 존재할 수 없잖아요. 한국적인 것을 잘 다루고 싶어요. 그리고 대를 이어서 물려줄 수 있는 귀한 옷을 만들고 싶어요.
좋아하는 패션 아이콘이나 뮤즈가 있나요?
저는 특정한 여성을 좋아한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저에겐 영감의 원천이 되거든요. 개개인이 가진 매력을 발견해 그 여자를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존경하는 디자이너가 있나요?
진태옥 선생님이요! 한국 패션의 선구자시자, 파리 컬렉션에 진출해 세계에 우리의 옷을 알리신 자랑스러운 1세대 디자이너시죠. 또 저처럼 우리의 전통문화를 디자인에 계속해서 이용하기도 하셨고요. 그야말로 완벽한 롤모델이세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2025 S/S 밀라노 패션 위크 참석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번 컬렉션의 누비 시리즈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핸드 크래프트 위빙 기법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정말 설레요.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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