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윌리엄 쿠에바스가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 때 보여줬던 공을 던졌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5위 결정전 승자 KT 위즈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에 4-0으로 이겼다.
KT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3일 같은 장소 오후 2시에 WC 결정전 2차전을 벌일 수 있게 됐다. KT는 준플레이오프 진출권과 함께 KBO리그 사상 첫 업셋에 도전한다. 2015년 WC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5위가 4위를 꺾은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2차전까지 간 경우도 2016년과 2021년 2차례뿐이다.
WC 결정전 1차전 승리의 일등 공신은 선발 투수 쿠에바스다. 쿠에바스는 이날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9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이 절체절명인 상황에 놓일 때마다 투혼을 선보였던 그는 이날도 두산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활약에 힘입어 쿠에바스는 WC 결정전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상금 1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도 쿠에바스의 역투에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오늘 진짜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 때 그런 공을 던진 것 같다. 집중하는 쿠에바스는 버릴 수 없는 카드다. 매력이 있는 선수다"라면서 "쿠에바스가 잘 던져준 덕분에 불펜을 아꼈다. 내일(3일) (소)형준이는 상태를 보고 기용하고, 고영표는 좀 괜찮아서 내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KT 타선은 1회부터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곽빈을 공략하면서 4점을 얻어냈다. 이 감독은 "타자들이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의 유인구를 잘 참고 스트라이크에 스윙을 잘했다. 정규시즌에서는 곽빈의 볼에 많이 속았는데 오늘은 내가 봐도 우리 타자들이 공략을 잘했다"고 칭찬했다.
KT는 내일 승리하게 되면 KBO리그 역사상 첫 WC 결정전 업셋을 이뤄내게 된다. 새 역사를 쓰기 위해서 필요한 건 화력이다. 이 감독은 "우리가 곽빈 외에는 두산 투수들의 공을 잘 쳤다. 내일은 방망이가 터져줬으면 좋겠다. 2차전에서는 쳐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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