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병원들이 연봉을 크게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건양대병원은 내과,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연봉 2억7500만원과 별도 퇴직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병원은 올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최근 전문의 1명이 사직하면서 현재 6명의 전문의가 돌아가며 응급실을 지키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은 중증환자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세종충남대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병원은 두 달째 신규 응급전문의 6명을 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봉에 각종 인센티브를 더해 연간 급여를 최대 4억원까지 제시했지만, 지원자가 없다. 이 병원의 성인 응급실에는 원래 전문의 15명이 근무했으나 8명이 이탈해 현재는 7명만 남아 있다.
병원 측은 "의료진 감소에 따라 성인 응급실 이용이 제한된다"며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주간 진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병원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달 연 4억원의 보수를 제시하며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다. 중앙의료원이 지난 4월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을 당시 제시했던 연봉은 1억원 후반대 수준이었다. 5개월 만에 보수가 약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 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 등 전체 의사 인력은 평시 대비 73.4%에 그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계약직 전문의들이 연봉이 높은 곳을 찾아 자리를 옮기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전공의가 돌아오더라도 병원이 제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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