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업체 에치에프알(HFR)의 주가 폭락이 장기화되고 있다. 공매도와 반대매매까지 가세해 하락세를 부추겼다.
손절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은 한국·미국 주파수 경매, 글로벌 4차산업 패권 경쟁 등을 기대하며 장기보유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FR은 전날 52주 최저가인 7200원을 터치했다. 10일 종가는 7640원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와 함께 HFR 주가는 가파르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46억원에서 2분기 26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해 3분기에는 적자전환해 당기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손실은 36억원으로 늘었다. 적자 폭은 올해 1분기 76억원, 2분기 102억원으로 확대됐다.
외부차입도 늘었다. HFR의 올해 6월말 기준 순차입금은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인 619억원이다. 올 반기 158억원을 추가로 차입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1.60%에서 66.36%로 15%p가량 늘었다.
이 기간 HFR 주가는 지난해 1월 2일 3만5450원에서 이날 7590원으로 78.59% 폭락했다.
공매도도 증가해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지난해 6월 20일 전체 주식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41.61%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하반기 공매도 수량은 254만7836주였으며 총 거래량대비율은 8.18%였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도 예상된다.
HFR은 신용잔고율이 비교적 높은 주식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신용잔고율은 평균 6.46%였으며 최고 7.83%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신용잔고율은 0.15%에 불과하다.
통상 증권사는 주가가 15~20% 하락했을 때 투자자의 최소담보유지비율이 미달되고 담보가 추가로 납부되지 않으면 반대매매를 실행한다.
이 회사의 신용잔고율은 지난 4월 5%대, 7월 4%대, 지난달 3%대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소액주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주가 하락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주가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은 비자발적 장기투자 모드에 돌입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장비주의 경우엔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급이 이탈하는 양상”이라며 “매도는 이미 늦었고 2025년까지 내다본 초장기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곧 한국·미국 주파수 경매, 글로벌 4차산업 패권 경쟁이 다시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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