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삐걱거리는 사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감독 후보로 거론되었던 제시 마치 감독이 캐나다 대표팀을 이끌며 미국 원정에서 67년 만에 승리했다. 마치 감독은 한때 한국 축구대표팀의 가장 유력한 사령탑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협상 결렬로 한국과의 인연을 맺지 못하고 캐나다로 향했다. 이후 캐나다 대표팀을 맡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8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캐나다는 미국을 2-1로 꺾으며 195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원정에서 승리했다. 제이컵 샤펠버그와 조너선 데이비드가 각각 선제골과 추가 골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미국의 루카 데라토레가 만회 골을 넣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슈팅 수에서도 캐나다가 17-8로 앞서며 우위를 보였다.
경기 후, 마치 감독은 "선수들이 멘탈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대표팀에 헌신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부임 이후 캐나다를 꾸준히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4강 돌풍을 일으키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축구협회는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마치 감독을 1순위로 접촉했다. 그러나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다. 결국 그는 캐나다로 향했고, 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반면, 한국 축구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며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어려운 출발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선수 시절 1994년과 2002년 월드컵에서 활약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이끌며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남기며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그러다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축구 팬들의 기대는 크지 않다.
홍명보 감독은 클린스만 경질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감독직에 대한 소문이 돌 때마다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며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그러다 돌연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지휘봉을 잡자, 일부 팬들은 당혹감과 배신감을 느꼈다.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 따르면 홍명보 연봉은 외국인 지도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시작된 홍명보호는 출범 초기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팬들의 기대와 비판이 교차하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16강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며 성적을 통해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차 예선 9월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로 실망스러운 출발을 보였다.
이제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후 11시 오만과의 중요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인 이 경기는 반드시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동 지역 원정 경기가 연달아 예정된 만큼, 초반 승점 관리가 절실하다.
한국은 오만과의 역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003년 '오만 쇼크'로 불리는 충격적인 패배가 여전히 팬들 사이에 회자하고 있다. 당시 1-3 패배로 인해 코엘류 감독이 경질되는 등 큰 파장이 있었던 만큼, 이번 경기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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