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의 클린스만 감싸기…"탁구장 사건, 원팀 의식 결여 탓"→선수간 문제 지적

정몽규 회장의 클린스만 감싸기…"탁구장 사건, 원팀 의식 결여 탓"→선수간 문제 지적

엑스포츠뉴스 2024-07-27 09:05: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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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아시안컵 탁구장 사건을 언급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감싸는 듯한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끈다. 정 회장은 최근 펴낸 에세이를 통해 클린스만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게 역대급 사건으로 꼽히는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 '탁구 게이트'에 대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시각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하극상 논란을 불러일으킨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탁구장 몸싸움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 받았음을 알리면서도 이강인에게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비난엔 동의하지 않았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는 자율성이 강조되는데 왜 선수간엔 위계질서가 중요하게 여겨지느냐는 화두를 던졌다.

정 회장은 당시 하극상 논란 속에 4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축구대표팀을 보면서 "창의성과 원팀 정신(협동심)의 오묘한 관계를 새삼 깨달았다"고 자신의 에세이를 통해 밝혔다.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을 펴낸 브레인스토어 출판사는 지난 26일 "정몽규 회장이 올해 초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통해 얻은 교훈을 서술한 대목은 현재 국가대표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책에 담긴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은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다.

당시 상대팀이 중동의 복병 요르단으로, 한국보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참 뒤졌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경험도 없는 팀이었는데 일방적으로 몰린 끝에 0-2로 무너진 것이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했으나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 등 유럽 무대에서도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이 모두 출전했음에도 맥 없이 패하면서 짐을 싸고 말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아시안컵 탁구장 사건을 언급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감싸는 듯한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끈다. 정 회장은 최근 펴낸 에세이를 통해 클린스만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스토어

물론 한국은 조별리그에서부터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는 등 휘청거렸고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부차기, 8강전 호주전에서 연장전으로 이겨 '좀비 축구'라는 씁쓸한 닉네임을 얻긴 했다. 그래도 꾸역꾸역 올라 준결승에 올랐는데 요르단이라는 복병에 깨진 것이다. 역대급 멤버를 갖추고도 64년 만의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이후 영국 대중지 '더선'에 의해 손흥민과 이강인이 요르단전 전날 서로 엉켜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선수들이 이강인의 출전 제외 등을 클린스만 감독에게 건의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정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한 기술을 자세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책에 따르면 그는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예민한 일도 발생할 것이다.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며 "옆의 선수가 나의 모자라는 것, 나의 실수를 막아줄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각자의 기분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만 원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대회 내내 휘청거린 끝에 요르단전에서 쓴 맛을 봤고 이후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는 사태가 초래됐다.

정 회장은 요르단전이 끝날 때까지 손흥민과 이강인이 다툰 것을 모르고 있다가 참패하고 나서야 알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아시안컵 탁구장 사건을 언급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감싸는 듯한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끈다. 정 회장은 최근 펴낸 에세이를 통해 클린스만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 SNS

그는 "이 사태를 팬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됐고, 목격자가 70여 명에 달해 보안을 철저히 해도 언론에 알려지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라고 돌아봤다.

며칠 뒤 이 사건이 알려졌는데 의외로 영국 대중지가 특종 보도로 소식을 전했다.

더선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하기 하루 전 팀 동료와 다퉜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이 탈구됐다. 어린 선수들 중 일부는 탁구를 즐기기 위해 밥을 빨리 먹었고, 식사 자리가 팀 결속 기회라고 생각한 주장 손흥민은 이에 불만이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어린 선수들이 따로, 일찍 식사를 마쳤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 늦게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 후배들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손흥민은 이를 제지하려 했다.

이강인은 이에 반발해 맞대응했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이후 고참급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 명단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너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원 팀' 정신을 해쳤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명단에서 제외하지 않았고, 요르단전에 선발 출전시켰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아시안컵 탁구장 사건을 언급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감싸는 듯한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끈다. 정 회장은 최근 펴낸 에세이를 통해 클린스만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축구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강인과 손흥민 등 고참 선수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아시안컵 도중 '탁구 사건'으로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르단전 이후 손흥민은 대표팀 은퇴 시사 발언까지 해서 취재진이 깜짝 놀랐는데 탁구장 사건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회장은 이 사건, 그리고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쳐 요르단전 참패한 것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을 탓하진 않았다. 선수들이 문제였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라며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의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충분한 자율성을 보장받은 대표팀 선수들이 '원팀 정신'에 필요한 협동심에는 미흡했다는 게 정 회장의 시각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아시안컵 탁구장 사건을 언급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감싸는 듯한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끈다. 정 회장은 최근 펴낸 에세이를 통해 클린스만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DB

대중의 시각과는 또 다르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했을 때 축구팬들은 현역 시절 월드클래스 공격수였던 그의 명성과 권위가 유럽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축구대표팀 장악에 효과를 볼 것으로 봤다. 그러나 막상 클린스만은 선수들의 갈등을 통제하지 못했고 오히려 방치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선수들에게도 원팀을 강조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또한 "팬들은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대표팀 내 갈등에 대해 '창의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젊은 선수'가 선배들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판단해 하극상이라고 비판한다"며 "대부분 비난이 이강인에게 쏠렸다"고 봤다.

이어 "이런 해석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대표팀에는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후배 간의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아시안컵 탁구장 사건을 언급하며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감싸는 듯한 평가를 내려 시선을 끈다. 정 회장은 최근 펴낸 에세이를 통해 클린스만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DB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브레인스토어, 손흥민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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