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의 신임 CEO 안토니아 필로사를 만나다

지프의 신임 CEO 안토니아 필로사를 만나다

오토카코리아 2024-06-13 18:33:53 신고

“많은 라이벌이 우리를 모방하고 싶어합니다”

지프의 신임 사장으로 안토니오 필로사(Antonia Filosa)보다 적역인 사람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이 이탈리아인은 디트로이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을 비우는 주말이면 황무지 동굴을 탐험하거나 다이빙을 하고, 혹은 사냥에 몰두하거나 강가에서 수영하기를 즐긴다. 사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지 않은 브랜드 홍보대사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있다. 그렇다면, 필로사가 지프의 CEO일 뿐만 아니라 고객이라는 것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물론 그는 두 대의 회사 업무차(그랜드 체로키 4xe와 그랜드 왜고니어)를 갖고 있지만, 추가로 세 번째 지프도 갖고 있다. V8 469마력 헤미 엔진을 올린 랭글러 루비콘 392다. 그는 “그건 제가 산 차입니다. 제 돈을 기꺼이 지불했죠”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러나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스텔란티스 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그를 크리스티안 뫼니에(Christian Meunier) 지프 CEO의 후임자로 지명한 이유는 단지 그의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과 강력한 카리스마 때문만은 아니었다. 필로사는 이미 이 미국 브랜드의 가치를 되살리는 사업 수완을 보여주었다.

필로사는 20년 넘는 경력의 대부분을 남미의 피아트 그룹/스텔란티스에서 보냈고, 가장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스텔란티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다. 그 기간, 그는 브라질에 지프 공장을 새로 열고 현지 생산 라인업을 확장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그 결과 지프의 브라질 SUV 시장 점유율은 1%에서 약 20%로 급성장했으며,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프는 전 세계적으로 흥미로운 위치에 있다. 오랫동안 스텔란티스 그룹 내에서 가장 수익성 좋은 브랜드 중 하나였으며, 미국에서는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그 성공을 유럽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필로사는 지프가 성공할 수 있는 재료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지프는 강력하고 명확한 DNA를 지닌 환상적인 브랜드입니다. 산을 오르거나 강을 건너거나 깊은 숲으로 향하고 싶을 때, 함께해줄 유일한 차가 바로 지프라고 확신합니다."

 “많은 경쟁자들이 우리를 따라 하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특별한 비법을 갖고 있어요. 그건 전적으로 우리의 제품과 브랜드, 그리고 1941년 이래 우리의 가치를 일관되게 지켜왔다는 사실이 있어 가능했죠. 하지만, 지프를 지금껏 이끌어온 사실상 두 그룹이었어요. 바로 우리 팀과 지프 커뮤니티입니다. 우리의 특권은 바로 열정적인 팬들의 공동체와 함께하는 것이죠. 우리가 지프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사실 지프를 만드는 건 바로 그들이에요.”

필로사는 지프가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가장 애국적인 브랜드 1위’에 오른 점을 강조하면서도 “매우 미국적인 이 브랜드는 아주 빠르게 세계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동화 전환에서도 1위가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지프는 전동화 초기에 일단 성공을 거뒀다. 랭글러 4xe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고, 신형 어벤저(Avenger) 크로스오버(전기차 및 내연기관 모델로 출시)는 빠른 속도로 유럽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 필로사는 유럽을 “지프를 세계화하기에 매우 흥미로운 지역”이라 부르며, 어벤저의 영국 판매 확대를 성공 사례로 들었다.

지난 3월 영국에서 1606대의 어벤저가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7% 증가한 수치이다. 그는 “하지만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를 생각해야 합니다. 제품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지프는 아름다운 제품과 기술, 그리고 파워트레인의 완전한 라인업을 갖고 있다는 얘기죠”라고 말한다. 필로사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 생산, ‘완성도 높은’ 전동화 전략(“이건 유연성을 더해주는 전략이에요. 단순히 ‘멀티 에너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전동화로 인한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거죠”), 그리고 모델 라인업이라는 세 가지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지프의 영역을 SUV 이상으로 넓힐 계획은 갖고 있지 않지만, 어벤저의 뒤를 이어 랭글러 전기차 버전인 레콘(Recon)이 출격 준비를 하고 럭셔리 모델인 왜고니어 S EV가 그 뒤를 따르는 등 모델 라인업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필로사에 따르면, 지프의 정체성이 ‘일반도로 주행용 모델’로 희석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지프는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브랜드이며, 우리에게 그 ‘능력’이란 오로지 오프로드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세그먼트에서, 지프의 모든 모델은 어떤 경쟁자보다 더 멀리까지 더 빠르게 갈 수 있어야 하고, 오프로드에서 더 뛰어나야 하죠. 지프 제품을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사륜구동을 절대 빠뜨리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이 같은 오프로드 능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일반적인 스텔란티스 플랫폼의 사용 증가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프를 위해 개발해야 할 의무가 있는 능력은 특정한 지식과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필요로 해요”라고 필로사는 말한다. “우리는 특별한 DNA를 갖고 있으므로 특별한 자동차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자극하고, 특별한 협력업체들의 특별하면서도 헌신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특별한 작업은 다른 브랜드들과 쉽사리 공유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물론 일반적인 지식과 기술이나 혁신을 다른 브랜드들과 공유할 수는 있고 스텔란티스가 그런 시너지 효과를 대표하지만 말입니다. 아무리 많은 차를 보더라도, 지프는 분명히 다릅니다. 이런 특수성과 스텔란티스 그룹이 지프에 대해 품고 있는 애정이 모여 아주 흥미로운 영향력을 만들어내죠.”

필로사는 지프에게 미래는 일종의 ‘집착’이라고 표현한다. 브랜드의 강점과 스텔란티스가 제공하는 자원 때문에 지프의 전동화 미래에 제한은 없을 것이라는 것. “어벤저가 보여줬듯 우리는 이미 전기차 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 브랜드들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필요한 걸 계속해서 배우고 있어요. 스텔란티스 그룹은 알파 로메오의 고성능 배터리 셀과 모터, 닷지의 첫 전기 머슬카를 갖고 있습니다. 스텔란티스는 기본적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심지어 하늘을 나는 ‘전기 택시’ 프로젝트를 맡은 아처(Archer)도 있습니다. 지프도 과연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지프가 극복해야 할 다음 단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못할 이유도 없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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