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가수스 41'이라는 다음 세대 러닝화

'페가수스 41'이라는 다음 세대 러닝화

에스콰이어 2024-06-13 17:35:06 신고

새롭게 출시한 나이키 페가수스 41 볼트 컬러

새롭게 출시한 나이키 페가수스 41 볼트 컬러

러너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첫 풀코스 대회에 출전했을 때다. 첫 대회라는 부담감, 42.195km라는 가늠할 수 없는 거리,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나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은 누구나 경험했을 거다. 그때 믿을 건 오직 내 두 다리와 정신력 그리고 러닝에서 유일한 장비라 할 수 있는 러닝화뿐. 그 당시 긴장 속에서도 내가 신었던 러닝화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뛰면서 구간별로 느낀 감각도. 함께 뛰었던 러닝화는 나이키 줌 페가수스 34. 수많은 브랜드와 나이키 안에도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페가수스를 선택한 건 앞서 풀코스를 뛴 러너 선배들의 조언과 무엇보다 내 발에, 내 러닝 패턴에 가장 잘 맞았기 때문이다. 첫 대회 이후에도 두 번째, 세 번째 풀코스 마라톤 대회 역시 나이키 페가수스와 함께 달렸다.
페가수스가 처음 등장한 건 1983년. 우리나라 러닝 문화가 근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에 비하면 페가수스는 러닝 붐이 일기 한참 전부터 이미 전 세계 러너들 사이에서 인기와 지지를 얻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토록 오랜 시간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페가수스가 가진 탄탄한 지지력과 편안한 착용감 등 장점이 변함없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모든 러너를 위한 러닝화’라는 설명답게 페가수스는 호불호가 없는, 동네 한 바퀴를 뛰는 이들부터 풀코스 대회에 나가는 이들까지 고려한 러닝화라는 점은 오늘날에도 이변은 없다.
페가수스의 팬이라면 2023년 페가수스 40주년 이벤트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큰 이벤트 없이 지나가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 모든 게 나이키의 큰 그림이었던 걸까. 올해 새롭게 출시된 페가수스 41을 보니 ‘0’에서 다시 ‘1’로, 페가수스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 느낌을 받았다. 40년이란 시간 동안 진화를 거듭한 러닝화. 더는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지만 신을 때마다 매번 새롭고 그 무엇보다 주로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한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새로워졌고, 든든해졌는지 페가수스 41의 진화한 부분을 나이키 풋웨어 혁신 담당 부사장인 토니 빅넬과의 인터뷰와 직접 신고 달린 후기를 바탕으로 소개한다.
새롭게 적용한 리액트 X 폼

새롭게 적용한 리액트 X 폼

페가수스 41에 발을 처음 넣으면 익숙한 착용감에 반가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1km 정도만 달리면 나이키 풋웨어 혁신 담당 부사장인 토니 빅넬이 그토록 강조한 ‘반응성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순간이 온다. 반응성이 향상됐다고 느낄 수 있었던 건 페가수스 41의 가장 큰 변화인 새로운 폼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페가수스 37~40 시리즈에는 나이키 러닝화에서 큰 성공을 거둔 리액트 폼이 들어가 있지만 이번 41 시리즈로 넘어오면서 '리액트 X'라는 새로운 폼을 적용했다. 이 리액트 X 폼은 나이키가 가진 과학적 노하우를 겹겹이 쌓아 완성한 최신 결과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언스 랩에서 100명이 넘는 관련 박사학위자들이 연구하고 개발해 완성했으니 말이다. 이로써 탄생한 결과물은 과학적 검증은 물론 수많은 러너의 체험과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 덕분에 40 시리즈까지 적용했던 기존 리액트 폼 대비 발을 딛고 도약했을 때 에너지 반환율을 13%가량 개선할 수 있었다.
앞발과 뒤꿈치에 적용한 에어 줌 유닛

앞발과 뒤꿈치에 적용한 에어 줌 유닛

게다가 앞발과 뒤꿈치에는 추가로 '에어 줌 유닛'을 적용해 착지 시 발의 피로도를 덜어주는 쿠셔닝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착용했던 페가수스의 발 앞쪽 쿠셔닝이 살짝 아쉬웠다. 10km 이상 뛸수록 이에 대한 갈증이 더 크게 느껴졌는데, 이에 대한 탄력과 반응성이 상당 부분 개선된 느낌이다. 운동화 전체에 적용한 리액트 X 폼 그리고 2개의 에어 줌 유닛 덕분에 5분만 뛰어도 한층 향상된 반응성을 경험할 수 있다. 덕분에 풀코스처럼 장거리 퍼포먼스에도 한층 더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리액트 X 폼 덕에 에너지 반환율이 13% 개선됐다.

리액트 X 폼 덕에 에너지 반환율이 13% 개선됐다.

그렇다고 페가수스 41이 통통 튈 정도의 탄력과 반응성을 가진 러닝화는 아니다. 아마 수많은 이들이 페가수스를 선택하고, 전천후 러닝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탄력 덕이다. 최근 러닝화 트렌드는 보기만 해도 방방 뛸 것 같은 거대한 형태와 실제로 걷기만 해도 상당한 탄력감이 느껴지는 폼이 특징이다. 하지만 숙련되지 않은 채 반응성이 큰 러닝화를 신고 일정 거리를 달렸을 경우 오히려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적당한 탄력과 어느 정도 경도가 있는 폼은 오히려 오랜 시간 뛰어도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세 번의 풀코스 마라톤을 뛸 때 페가수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때문이다.
향상된 접지력과 지지력

향상된 접지력과 지지력

페가수스 41의 또 하나의 유의미한 변화는 중창 한 켤레 제작 시 탄소 발자국을 이전보다 43%가량 낮췄다는 점이다. 이는 중창에 들어가는 화학 성분 사용을 줄임으로써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토니 빅넬 역시 이를 소개할 때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그 결과 마치 훈장처럼 러닝화 밑창에는 나이키의 지속 가능성 제품임을 인증하는 ‘MOVE TO ZERO’ 엠블럼을 새겼다. 수많은 브랜드에서 ‘탄소 발자국’을 외치지만 솔직히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러너와 전 세계 러너를 생각해볼 때 그들이 착용하는 수백만 켤레의 러닝화가 각각 43%의 탄소 발자국을 개선했다고 생각하면 이 변화가 지구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공감하게 될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자연을 만끽하고 주로를 질주할 때의 기쁨을 아는 러너라면 이에 대한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알 거라 믿는다. 반면 환경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이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면 내구성에 대한 의심을 갖기도 한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면 경도가 떨어지고 이는 내구성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걱정은 넣어둬도 좋다. 오히려 토니 빅넬은 신발을 구부려가며 유연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잡은 러닝화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나이키의 엔지니어링 기법을 기반으로 착지할 때 부드럽게 에너지가 전환되는 것은 물론 안정된 접지력과 지지력으로 뒤틀림 없는 내구성을 구현했다.
발 전체를 감싸는 다이내믹 미드풋 핏 시스템을 적용했다.

발 전체를 감싸는 다이내믹 미드풋 핏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외에도 페가수스 41은 디테일을 개선해 완성도 높은 러닝화로 거듭났다. 갑피는 이전보다 한층 개선된 엔지니어드 메시 소재를 적용했는데, 가벼운 소재 덕에 중량 감소에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통기성이 뛰어나 착용감이 한결 가볍고 상쾌하다. 게다가 다이내믹 미드풋 핏 시스템으로 지지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이는 발 전체를 감싸는 내부 중족부 밴드가 통합돼 달릴 때 발이 밀리거나 흔들리지 않는 더욱 안정된 지지력이 느껴진다.
완벽에 가까운 러닝화지만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모델이기에 디자인적으로 큰 변화를 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인지 디자인적으로 새롭고 신선함보다는 익숙한 방향을 택한 느낌이다. 또한 최근 러닝화의 굵직한 트렌드인 오버 실루엣이나 생동감이 느껴지는 컬러 조합 등의 부재가 살짝 아쉽다. 대대적으로 교체한 차세대 폼인 만큼 폼의 이미지가 실루엣이나 컬러로 확연하게 강조돼 보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40년 동안 스테디셀러자리를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끝없이 쏟아지는 러닝 시장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며 러너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도 말이다. 만약 40년 세월 중 단 한순간이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그 명맥을 이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페가수스 41은 페가수스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는 모델이자 앞으로의 비전을 보여주는 차세대 러닝화임이 분명하다. 부드러우면서 탄탄한 착용감에 탄력감 있는 반응성 그리고 중족부에 전해지는 단단한 지지력은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나가는 러너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 테니까.
앞발부터 뒤꿈치까지 높이가 10mm 정도 차이 난다.

앞발부터 뒤꿈치까지 높이가 10mm 정도 차이 난다.

스택 높이
앞발 27mm, 뒤꿈치 37mm

앞발부터 뒤꿈치까지 드롭
10mm

무게
270사이즈 기준 약 294.84g

가격
15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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