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동맹 '올인'한 尹 정부, 이번엔 실효성 없는 SM-3 도입인가?

미일동맹 '올인'한 尹 정부, 이번엔 실효성 없는 SM-3 도입인가?

프레시안 2024-05-09 05:00:49 신고

3줄요약

윤석열 정부가 미국 레이시온사의 스탠다드 미사일-3(SM-3) 도입을 결정해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SM-3 도입은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한국 방어에 실효성이 없고,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제(MD) 편입 및 사실상의 한미일 군사동맹을 가속화시킬 위험이 크다.

또 이미 위험수위를 넘다들고 있는 한반도의 군비경쟁을 격화시키고 수교 이래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중·한러 관계를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악화시킬 소지도 있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보자.

우선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다. 이 사업은 2025~2030년 총 8039억 원을 들여 미국으로부터 약 40기를 해외군사구매(FMS) 방식으로 도입해 차세대 이지스함 구축함인 정조대왕함(배수량 8200t)에 장착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개당 약 200억 원에 달한다.

이렇듯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반면에 한국 방어의 실효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미국도 여러 차례 지적한 바이다. 1999년 펜타곤의 <동아시아 MD 구축 계획서>에는 "한국의 경우 해상 MD 체제로 해안 시설을 보호하는 데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내륙의 시설이나 인구 밀집 지역을 방어하는 데에는 도달하지 못한다"고 적시됐다.

미국 의회조사국(CRS)도 2013년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조선의 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하고 몇 분 만에 떨어질 수 있을 만큼 조선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SM-3에 기반을 둔 해상 MD의 이점이 크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평가는 남북이 휴전선을 맞대고 있고 수도권이 휴전선으로부터 가까우며 한반도의 종심이 매우 짧다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평가는 조선이 핵 고도화 및 다양한 투발수단을 확보하기 이전에 나왔다. 주지하다시피 조선은 최근 유사시 한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단거리 발사체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은 저고도, 변칙기동, 극초음속 등 'MD 회피'에 두고 있다. 또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이들 발사체에 장착할 수 있는 능력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SM-3의 최저 요격 고도는 대기권 안팎에 해당하는 100km이다. SM-3가 한국 방어에는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평가는 이래서 나온다.

이에 반해 한국의 SM-3 도입은 윤석열 정부가 '다 걸기'를 해오다시피한 미일동맹에는 기여할 수 있다. 이는 SM-3을 비롯한 미국 주도의 MD 체계의 기술적·작전상의 특징, 일본과 미국의 지리적 특성, 사실상의 동맹 수준으로 강화해온 한미일 군사협력을 종합해보면 알 수 있다.

SM-3는 크게 두 가지로 나뇐다. 미국의 레이시온이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한 '블록 ⅠB'는 최대 사거리 및 요격고도가 각각 700km와 500km이고, 레이시온 및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이 공동으로 개발한 '블록 ⅡB'는 2,500km와 1000km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SM-3의 재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미사일은 주로 적대국의 중거리에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행 중간 단계'에서 요격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조선과 동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주일미군을 포함한 일본,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괌·하와이·미국 본토 방어용 성격이 짙다는 뜻이다. 또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 방어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SM-3를 장착될 예정인 정조대왕함의 이지스 전투체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함정에는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인 '베이스라인(Baseline) 9.C2 BMD 5.0'을 탑재하고 있는데, 이 체계의 핵심적인 기능이 바로 다른 MD 센서와의 연동성 강화이다. 예를 들어 경북 성주에 배치된 AN/TPY-2 레이더와 기술적으로 연동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작전상으로도 미일동맹은 '통합형 MD'를 추구해왔다. 양국의 MD 자산의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패트리엇, 사드(THAAD), 이지스탄도미사일방어체제(ABMD), 미국 본토 방어용 MD 등 MD 시스템 간의 통합성도 높여왔다. 또 요격미사일 및 발사 플랫폼, 레이더,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등 MD의 여러 구성 요소도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정부가 SM-3 도입을 강행할 경우 미국 주도의 MD 편입 및 한미일 군사동맹은 돌아오기 힘든 다리를 건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윤 정부 출범 이후 박차를 가해온 흐름과도 연결된다.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숱한 논란이 있었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재활성화했다. 또 2023년 8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증강된 MD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합의했다.

SM-3는 전략무기에 해당된다. 동아시아 전체에 미치는 지정학적 의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는 물론이고 대만 문제에 있어서도 예민한 속성을 품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존재론적인 문제, 즉 대만 유사시 한국의 연루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그런데 윤 정부가 이 무기 도입을 결정하면서 얼마나 전략적인 사고를 했는지는 의문이다. 전략적 사고가 절실한 시기에 이마저도 부재한 현실이야말로 한국 외교안보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 미국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USS 디케이터에서 발사되는 SM-3 미사일. ⓒ미 해군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