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이철규, 총선 패배 언급하며 ‘한동훈 당대표 출마’ 경계

이철규(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원내대표 도전이 유력했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 때문에 불출마 결심을 했다’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경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저는 공천관리위원으로서 선거에 졌다는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에둘러 반대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진작부터 원내대표 불출마를 결단하고 있었다”며 “제게 출마를 권유한 당선자분들이 상당수 계셨다. 더 좋은 분이 계실 테니 찾아봐 달라, 저는 뒤에서 돕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 여부가 논란이 됐을 때부터 불출마 의사를 확실하게 밝힐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엔 “저는 그냥 108명 당선자 중 한 사람”이라며 “여론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주제넘은 일”이라고 몸을 낮췄다.

또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자와의 ‘나-이 연대설’에 나 당선자가 불쾌함을 표한데 대해서는 “선거에 나가는 사람이 자신의 역량과 지지기반이 아니라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한다는 건 모욕”이라며 “불쾌할 수밖에 없다. 저 역시도 상당히 불쾌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당내 일부 의원과 당선자들이 자신에게 비공식적으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했음에도 방송인터뷰 혹은 SNS를 통해 출마를 반대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몇몇 분은 악역을 맡아달라고 제게 요구했다”면서 “(그래놓고) 밖에 나가서(는) 마치 제3자가, 또는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 (원내대표 출마 반대를) 말씀하실 때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고 털어놨다.

출마를 권유한 인물이 배현진 의원이었냐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답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거라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당내 의원 및 당선자는 배현진·윤상현·안철수 의원, 박정훈 서울 송파갑 당선자 등이 있다.

그는 ‘총선 패배 원인이 한 전 위원장 책임이라고 보느냐’는 질의엔 “한 전 위원장 한 사람 책임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공천이 조금씩 왜곡되면서 국민들이 지적할 때 저는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저는 선거를 진 것에 공천관리위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조금 더 큰 정치적 기여를 하고 싶은 욕망을 접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대상으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정견발표회를 진행했다.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한 출마자는 이종배(4선·충북 청주), 추경호(3선·대구 달성), 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 등이다.

국민의힘은 정견발표 후 익일(9일) 당선자 총회에서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당초 지난 3일 선거를 치르기로 했으나 9일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