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채상병 특검 찬성 변함없어…입법폭주 항의했을 뿐"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4.15 [공동취재] [e-mail]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재표결할 경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국회에서 재표결하게 됐을 때 국민의힘 이탈표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안철수 의원은 4일 자신의 SNS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 찬성한다더니 정작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다른 여당 의원들과 같이 퇴장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상병 특검 찬성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젊은 나이의 군인이 국가를 위해 일하다가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이다. 진상을 규명하고 합당한 예우를 하는 것이 품격있는 국가의 도리"라며 "국방과 안보는 보수의 핵심가치"라고 찬성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안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퇴장한 것은 채상병 특검법 반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운영 방식에 항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다만 특검이 아니라 '특특검'이 필요하다고 해도 방식이 잘못됐다. 영수회담으로 모처럼 여야 협치 분위기가 조성됐는데도 하루만에 걷어차고 여야합의 약속을 깨고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가면서 국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입법폭주를 그냥 앉아서 보고만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국회에서 다시 투표할 일이 생긴다면 찬성표를 던질 것이다. 자식 둔 아버지로서 정치적 유불리보다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길이 무엇인지만을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안철수 의원의 입장은 여야 합의가 없는 법안에 대해 본회의에 올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깨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강행 처리에 나선 것에 문제 제기를 하며 국민의힘 의원들과 행동을 같이 했을 뿐 찬성 의견은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대통령실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예고함에 따라 이달 말에 국회 본희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재표결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재적의원 과반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피켓을 들고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야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4.5.2 [e-mail]

현재 21대 국회의 재적의원은 296명이다. 만약 296명이 전원 출석한다면 198표가 필요하다.더불어민주당 155석을 포함해 범야권이 180석이기 때문에 18명의 찬성표를 추가로 확보한다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안철수 의원이 재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2명의 이탈이 확정됐다. 김웅 의원은 국민의힘 동료의원들이 표결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하는 상황에도 홀로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김웅, 안철수 의원 외에도 조경태 의원 역시 지난달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출연해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국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경태 의원까지 찬성한다면 이미 3명의 이탈이 발생한 셈이어서 국민의힘 머리가 복잡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