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일본다운 데님, 캐피탈의 창립자가 세상을 떠났다

가장 일본다운 데님, 캐피탈의 창립자가 세상을 떠났다

엘르 2024-04-29 01:49:11 신고

매 시즌 수많은 옷이 쏟아지는 오늘날, 느리지만 고집스럽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청바지를 만들어내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의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깃든 데님 브랜드 ' 캐피탈'인데요. 28일, 캐피탈의 창립자 토시키요 히라타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들과 함께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청바지를 빚어내던 그의 브랜드 캐피탈에 숨은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청바지는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1848년 초, 금광이 발견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는 전 세계 각지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골드러시를 맞이해 천막촌이 형성된 이곳에는 방대한 양의 질긴 천막용 천이 쌓여만 갔는데요. 바로 여기서 오늘날 청바지의 원조로 불리는 미국 데님 브랜드 ‘ 리바이스’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작업장의 골칫거리인 청색 천을 광부들의 튼튼한 작업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렇듯 청바지의 고향은 본래 미국입니다. 1975년부터 데님 제조회사에 근무하던 토시키요 히라타 역시 미국의 데님을 카피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 흔한 미제 청바지에 염증을 느낀 그는 1984년, 일본 데님 산업의 중심지인 오카야마 현 쿠라시키시의 코지마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시작합니다. 실제로 캐피탈의 ‘K’는 코지마에서 따온 것이죠.

부자가 힘을 합쳐
1995년, 캐피탈은 코지마에 데님 및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는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오리지널 데님 라인 ‘TH’를 론칭하게 되죠. 같은 해에 그의 아들인 키로 히라타는 일본 브랜드 45RPM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합니다. 이후 캐피탈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와 함께 염색, 바느질, 패치워크를 활용해 빈티지 피스를 리메이크하는 ‘컨트리 라인’을 론칭하는 등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하죠.

누더기라고요?
캐피탈을 대표하는 기법 중 하나는 ‘ 보로(ボロ)’입니다. 일본어로 너덜너덜하다는 뜻을 지닌 보로는 하나의 원단 위에 여러 가지 천을 덧대어 수선하는 방식인데요.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생존 방식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예술적 기법으로 승화한 셈이죠.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사시코 봉제 또한 캐피탈의 시그너처 기법인데요. 에도 시대에 발명된 일본 수공예 방식으로, 한 땀 한 땀 박음질을 하는 덕분에 원단이 오랫동안 튼튼히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죠. 100년 동안 입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담은 캐피탈의 ‘센츄리 데님’에도 사시코 봉제 기법이 적용됐습니다.

스마일, 본 그리고 반다나
캐피탈이 무엇보다도 특별한 이유는 일본 전통 기법부터 아메리칸 헤리티지, 히피 정신, 남미 인디오 문화까지, 다채로운 요소를 자유로이 넘나들기 때문이죠. 스마일에는 모두의 평화를 기원하는 히피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해골은 스트리트 컬처, 힙합, 고딕 스타일을 한데 아우르는 상징입니다. 빈티지한 매력을 담은 반다나 시리즈도 캐피탈의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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