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143억9000만달러(157조6414억원)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에 비해 9.9% 늘었다.
외화증권 결제금액도 직전 분기 대비 40.4% 증가한 1282억8000만달러(176조5132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이 전체 결제 금액의 80%를 차지했고, 일본과 유로시장이 뒤를 이었다.
서학개미의 애정은 M7에 주로 집중됐다. 외화 주식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M7으로 분류되는 빅테크 기업으로 나타나서다. 국내 투자자들이 102억62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함께 주가를 끌어올린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이 89억2100만달러로 두 번째로 많았다.
뉴욕증시에서 이들 종목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서학개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메타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테슬라는 지난 23일(현지시각)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 55% 감소하고 영업이익률이 1년 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크게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저가 전기차 출시 등 미래 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10% 이상 급등했다.
AI 경쟁을 펼치고 있는 메타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잇따라 실적을 발표했다. 메타는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 전망이 주가를 끌어내리면서 실적발표 당일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6% 넘게 떨어졌다.
알파벳은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697억9000만달러보다 15% 증가한 805억4000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 초 이후 가장 빠른 증가 폭을 보였다. 알파벳은 사상 처음으로 주당 0.2달러의 배당금 지급과 7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발표하며 시간외거래에서 11% 이상 급등했다.
MS 역시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에 힘입어 1분기 매출 618억6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608억달러)를 웃도는 결과를 발표, 시간외 거래에서 4.5% 이상 올랐다. 다음주는 아마존과 애플이 1분기 실적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엔비디아는 다음 달 22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서학개미의 투자 열기와 달리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를 제외한 M7 기업들의 주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 왔기 때문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는 M7 중 테슬라를 제외한 빅6에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가 흔들리면서 미국 증시 상승세도 주춤했으나 (기업) 실적 펀더멘털이 뒷받침해 미국 증시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M7에 집중하는 대신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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