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묻혀졌던 4·3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꺼내다

[이 책] 묻혀졌던 4·3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꺼내다

한라일보 2024-04-26 00:00:00 신고



[한라일보] 4·3을 살아낸 사람들의 4·3을 기록해온 제주4·3연구소가 최근 구술집 '4·3과 여성'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을 빚어냈다. '4·3과 여성 5, 고통의 기억, 그 너머에서'(도서출판 각 펴냄)다.

4·3연구소가 시리즈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은 '책을 펴내며'에서 "이 세월 동안 4·3으로 뒤엉킨 개인사를 살아내야 했던 여성들을 기록"했고, 그들 가운데 세상을 떠난 분들도 마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기록이 되어 남아 있다.

다섯 번째 책의 공동 작업 방향은 4권까지 담아내지 못했던, 비어있는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4·3의 전체상을 조망하고 차후 연구를 위해서도 지역의 균형은 중요"했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이번 책의 채록 대상자를 서귀면, 중문면, 한림면, 성산면, 표선면으로 한정했고, 강숙자, 고옥화, 김옥자, 문희선, 신희자, 정순희 씨와 만났다. 이 5권엔 그들이 살았던 지역의 학살에 대한 목격과 경험, 그리고 4·3후유장애를 겪고 있는 여성들이 직접 당했던 총상과 고문의 흔적까지 담겨 있다.

"아무리 사정을 하면 뭘 해. 얼른 나오면 말 물어보겠다고 해놓고. 그렇게 사람 실어다 다 죽이는 세상 어디 있어."(본문 중)

"저기 텔레비전에 막 전쟁 이런 거 나오면 지금도 막 가슴이 철렁. 지금도 저렇게 사람을 죽이나. 텔레비전 꺼버려. 바쁘고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잠깐 잊었을지 몰라도 다시 그 기억으로 돌아와 버리는 거라."(본문 중)

"이 다리 아플 때마다 '왜 나는 이렇게 되었나?'하는 생각이 들어. 상상할 수조차 없지.… 왜 나는 이렇게 되었나…."(본문 중)

허 소장은 "온전히 그들의 4·3과 그들의 생활사를 담아낸다는 것은 여전히 조심스럽고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봄이 올 것이다. 봄의 힘을 빌어 아마도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 혹독한 4·3의 기억으로 육신과 정신이 아프고 고통스런 세월을 살아낸 이들이여, 그럼에도 그 이상의 삶을 일궈낸 이 아름다운 여섯의 어머니여, "결국은 아픈 대지 위에도 끝내는 살아서 파릇파릇 꽃을 피어낸다는 것입니다." 말하고 싶다."('책을 펴내며' 중)

집필은 허영선, 양성자, 허호준, 염미경, 조정희 씨가 참여했다. 1만5000원.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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