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회의장 경선, ‘찐명’ ‘개혁’ 강조...우원식·정성호·조정식·추미애 각축

[이슈] 국회의장 경선, ‘찐명’ ‘개혁’ 강조...우원식·정성호·조정식·추미애 각축

폴리뉴스 2024-04-25 17:43:36 신고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배출하게 될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 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당내 ‘친명’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후보들은 ‘찐명’을 호소하는 동시에 21대 국회에서 미흡했던 개혁 입법 처리를 해내기 위해 ‘개혁국회’ 등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 내부 경선이 핵심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본회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를 얻으면 당선된다. 국회 관례상 원내 1당에서 추천한 후보를 의장으로 선출하기 때문에 원내 1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본회의 투표는 무난하게 통과하는 구조다.

22대 총선 결과 친명계가 당내 주류가 되면서 국회의장직에 도전 의사를 밝힌 이들은 ‘명심(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마음)은 내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 가능성도 높아 ‘이 대표와 합을 맞춰 정부·여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겠다’는 주장도 한다. 

더불어 민주당은 지난 22일 국회의장 후보 경선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최고 득표자 당선 방식에서 과반수 당선 방식으로 강화하고 결선투표 도입을 결정했다. 후보가 여러 명 나올 것으로 예상돼 단순히 다수 득표자가 의장이 될 경우 대표성이 떨어질 우려 때문인데, 친명계 후보가 여러 명 나오더라도 표가 갈리는 것을 막아 ‘찐명’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재까지 차기 국회의장 자리에는 4명이 공개적으로 도전을 선언했다. 6선에 오르는 조정식 의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5선이 되는 정성호, 우원식 의원 등이다. 이밖에 5선의 김태년·윤호중 의원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상황실에서 당선 의원의 이름 옆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상황실에서 당선 의원의 이름 옆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은 라디오에서 “명심은 당연히 저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와 정치적 궤적을 꽤 같이 오래 했었다”며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당선됐을 때 제가 경기도 인수위원장을 맡아서 했었고 대선캠프 때는 제가 총괄본부장을 맡아서 대선 후보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 또 당대표가 되신 다음에는 제가 사무총장을 맡아서 1년 8개월 동안 같이 일을 해왔다. 이 대표와 가장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성격상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누구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그러지는 않으실 것”이라며 “이 대표의 고심이 이심전심으로 주변 가까운 의원들한테 전달되지 않겠느냐”며 은연중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며,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 모임인 ‘7인회’ 핵심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추미애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추미애 당선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에 비해 이 대표와의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추미애 전 장관은 ‘강경파’ 색채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선 21대 박병석·김진표 의장이 민주당 출신임에도 여야 협치를 강조하며 ‘기계적 중립’을 중시하다가 개혁 입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잠재돼 있다. 이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은 이 대표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지난 21일부터는 추 전 장관을 ‘추장군’으로 부르면서 국회의장으로 뽑아야 한다며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찌감치 도전 의사를 밝힌 추 전 장관은 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이 좌파도 우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 중립이라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 시절 죽도 밥도 아닌, 정말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다. 의장은 단순히 의전상 대접받고 방망이만 치고 폼 재는 게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고 민생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정성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의제로 ‘김건희 특검법’을 올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엉뚱한 말씀”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당의 무기력이 반복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와 약속 속에 압도적 지지를 얻었는데, 국민께서는 ‘저러다 큰일 나겠구나’ 하는 트라우마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추 전 장관의 이러한 ‘강경파’ 성향이 오히려 당내 의원들의 우려를 사는 대목이기도 하다. 22대 국회가 ‘독선’ 이미지로 굳어지면 다음 대선을 앞두고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선이 되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5선이 되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반면 정 의원은 상대적으로 ‘협치’를 강조했다. “구호나 주장은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국회의 현실을 보게 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재의결 정족수 200석을 갖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법안을 일방 통과시킨다고 해서 보기엔 좋겠지만 최종 결론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다. 여야의 협치를 통해서 성과를 내는 게 필요하다.” 

조 의원은 “개혁국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배출한 의장인데 민주당 출신으로서 제대로 당의 뜻을 반영했느냐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불만도 있었다. 저는 그런 부분을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당적을 내려놓고 중립적 위치에 있지만 민주당 구성원들, 소속 의원 과반 이상이 불신하는 상황이 된다면 언제든지 의장직을 던질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 저는 그럴 생각이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우원식 의원은 “총선 민심은 범야권 192석으로 윤석열 정권에 매섭게 회초리를 들었지만 개헌선까지 의석을 주지는 않았다”며 “독선이 아닌 원칙과 노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유능하게 국회운영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 도전을 고심하는 박지원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후보들이 ‘명심 팔이’를 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굉장히 민주당이 이렇게 쏠려서 일사불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 관례가 중립성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정치”라며 “나는 민주당에서 나왔으니까 민주당 편만 든다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5선이 되는 윤호중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출 과정까지 보고 5월 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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