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법안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의회를 통과했다.
미 상원은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정해진 기간 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는 한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해 퇴출시킨다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이에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이지만, 틱톡의 사용자 데이터 사용 관련 보안 우려 및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 하원과 상원이 차례대로 틱톡 강제매각 법안이 담긴 안보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법안에 대해 상원을 통과하는 대로 서명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 틱톡 퇴출을 원하는 주체는 누구이며, 그 이유는?
앞서 미국의 두 주요 정당 소속 의원들은 바이트댄스가 중국계가 아닌 기업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자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바이트댄스가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중국 정부의 강요에 못 이겨 넘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틱톡은 중국 정부에 해외 사용자 데이터를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지난 21일, 미 하원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총 950억 달러(약 131조원) 규모의 지원안 등이 담긴 법안을 승인했다. 여기엔 틱톡 강제 매각 등도 담겨 있었다.
그리고 2일 뒤인 23일, 해당 안보 패키지 법안은 상원도 통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단계만 남아 있다.
사실 미 당국이 틱톡을 문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었던 2020년 당시 해당 앱을 금지하고자 시도했다.
그러나 현재 공화당의 2024년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지금, 트럼프는 틱톡을 제한하면 페이스북에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안겨주는 꼴이라며 이번 새 법안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예상되는 실제 틱톡 금지 시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더라도, 틱톡이 그 즉시 미국 내에서 퇴출되는 건 아니다.
사실 실제 미국인들이 틱톡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기까지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트댄스가 강제 매각을 막고자 소송에 돌입해 대법원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에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엔 9개월의 매각 기간이 주어졌다. 게다가 금지 법안이 발효되기 전 유예 기간 3개월간도 추가로 주어졌다.
다시 말해 바이트댄스의 실제 매각 기한은 2025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이미 올해 말 대선의 승자가 결정된 이후다. 만약 트럼프가 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틱톡 퇴출 조치를 막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
틱톡 금지 조치는 어떻게 적용되나?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애플’과 ‘구글’이 각각 운영하는 iOS 및 안드로이드 기기 내 앱 스토어에서 틱톡을 제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기기에 앱을 내려받는 경로인 앱 스토어에서 사라진다면 신규 사용자의 틱톡 유입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기존 사용자들은 향후 보안 개선 및 버그 수정을 위한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이번에 통과된 법은 법적으로 미국의 적대국이 통제하는 앱의 미국 내 업데이트 및 유지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과 관련된 앱을 제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지니게 된다.
틱톡의 입장은?
우선 틱톡 측은 해당 법안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추쇼우쯔 틱톡 CEO는 해당 법안이 “다른 소수의 SNS 기업에 더 많은 파워를 줄 것”이며, 수천 개에 달하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기 위해선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에 반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의 반응은?
미국 내 일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또한 이번 금지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장애인 인권 운동가로 일하는 티파니 유는 백악관 밖에서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이야말로 자신의 활동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틱톡 측은 미국 내 사용자 1억 7000만 명에게 정치인들에게 접촉해 이 법안의 통과를 막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원, 상원 의원들에게 틱톡 사용자들의 “혼란한” 전화가 쇄도하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 몇몇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용자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틱톡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으며, 법안 통과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틱톡이 금지된 다른 나라는?
해당 법안이 실제 발효되면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인도에선 이미 틱톡이 2020년 6월부터 금지된 상태다. 퇴출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도는 틱톡의 최대 시장 중 하나였다.
이란, 네팔,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에서도 금지된 상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마찬가지로 영국 정부와 의회는 지난해부터 업무용 기기에서의 틱톡 앱 사용을 금지했다.
BBC 또한 보안 우려로 인해 직원들에게 법인 기기에서의 틱톡 앱 삭제를 권고하고 있다.
틱톡의 운영 방식은 어떠하며, 얼마나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나?
틱톡의 핵심은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이란 사용자의 과거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콘텐츠가 표시될지 정하는 일련의 절차를 뜻한다.
틱톡 사용자에겐 팔로잉(Following), 프렌즈(Friends), 포 유(For You) 등 주요 피드 3가지가 제공된다.
팔로잉 및 프렌즈 피드에선 각각 사용자가 직접 팔로우한 계정 및 사용자의 계정을 팔로우한 계정의 콘텐츠가 표시된다. 포유 피드에선 앱이 알고리즘을 통해 선별한 콘텐츠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사용자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이렇게 개인별로 맞춤화된 피드에 모여든다. 이에 따라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이 올린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할 수 있다며 이를 노리곤 한다.
한편 틱톡이 고도로 개인화된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하고자 다른 SNS 플랫폼에 비해 더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비난도 있다.
틱톡이 수집하는 데이터엔 사용자의 위치 및 기기 정보, 사용자의 콘텐츠 활동, 타이핑하는 동안 보여주는 타자 입력 리듬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다른 인기 SNS 앱들 또한 비슷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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