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꼴찌', '응원은 1위'...야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유진형의 현장 1mm]

'성적은 꼴찌', '응원은 1위'...야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2024-04-24 13:4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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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사라진 봄데, 하지만 팬들의 열정은 여전하다.

지난주까지 승률 2할대에 허덕이며 추락하던 롯데가 최근 3연승 달리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롯데의 상승세를 이끈 건 황성빈이었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된 건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었다.

지난 18일 8연패 중인 롯데는 LG와의 주중 잠실 원정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17일 경기에서 9회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롯데라 분위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지만 롯데는 2주 만에 선발 출전한 황성빈의 활약으로 앞세워 기나긴 8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경기는 황성빈 '밉상' 사태로 많은 뒷이야기를 남겼지만, 승리를 갈망하던 롯데 선수들의 투지는 박수 받을만했다.

롯데 조지훈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응원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보통 긴 연패 중인 팀 선수들은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날 롯데는 1회부터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적극적인 주루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평일 경기임에도 3루를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1회부터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될 정도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을 향해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잠실벌이 떠나갈 듯한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본래도 야구 열기가 유명한 롯데 팬들이지만 8연패 중인 팀의 원정 경기에 이렇게 많은 팬이 찾아와 열정적으로 응원을 펼친다는 건 웬만한 야구 사랑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원정 경기의 경우 응원전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데 롯데 팬들은 '일당백'으로 응원했다. 야구 경기는 몰라도 응원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조지훈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그리고 팬들의 응원은 일품이었다. 3루에서 쉴 새없이 울려 퍼지는 응원은 마치 사직 노래방을 온듯했고 모든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 덕분일까. 이날 롯데는 길고 긴 8연패에서 탈출했고, 이후 부산 홈에서 열린 KT와의 주말 시리즈에서도 2승 1무를 거뒀다. 23일 SSG와의 경기는 5회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며 취소되었지만 이날 경기도 앞서는 상황이었다. 확실히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롯데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롯데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한편, 롯데는 KBO리그 원년 구단이자 리그 흥행을 주도하는 인기 팀이지만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끝으로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쓸쓸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도 8위에 그쳤다. 인기 팀의 명성에 금이 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큰 변화를 줬다. 가장 먼저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롯데 자이언츠 21대 감독으로 영입했고 코치진들도 물갈이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3회를 일궈낸 현역 최고의 명장이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로 롯데의 재건을 맡겼다. 롯데 팬들도 김태형 감독의 선임을 반겼고 가을야구 희망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고사하고 봄데도 실종되자 일부 팬들조차 등을 돌리는 모양새였다. 그래도 매년 봄에는 괜찮은 성적을 보였던 롯데였지만 올 시즌은 개막하자마자 최하위로 쳐져 있기 때문이었다. '봄의 강자' 면모는 온데간데없고 김태형 감독 영입 효과도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롯데 팬들에게 야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었다. 순위는 최하위지만 그들의 응원만큼은 1위다. 김태형 감독도 8연패 탈출 후 "평일에다 팀 상황도 좋지 않은데 원정 응원으로 힘을 실어준 롯데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가장 먼저 열정적인 응원을 펼쳐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고, 모자를 벗고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성적은 꼴찌지만 항상 열정적인 응원으로 펼치는 롯데 팬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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