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이 바이에른 뮌헨 감독 부임을 원치 않으면서 김민재와 재회할 가능성이 사라졌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23일(한국시간) "위르겐 클린스만에게 바이에른 뮌헨 감독 복귀는 불가능하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다음 시즌부터 팀을 이끌어 갈 새로운 사령탑을 찾고 있다. 현재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2023-24시즌을 끝으로 클럽을 떠날 예정이다.
뮌헨은 지난 2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당초 2025년 6월 30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계약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뮌헨 지휘봉을 잡은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해 구단의 연속 우승 기록을 11년으로 늘렸지만 2년 차인 2023-24시즌을 무관으로 마칠 위기에 처하면서 결국 구단과 계약 상호 해지 합의에 이르렀다.
투헬 감독은 리그 개막 전에 치르는 독일축구리그(DFL)-슈퍼컵에서 RB라이프치히한테 0-3으로 완패해 트로피를 드는 데 실패했다. 또 올시즌 독일축구연맹(DFB)-포칼컵에선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한테 패해 조기 탈락했고, 11년 연속 정상을 지켜온 분데스리가도 바이엘 레버쿠젠에 넘겨줬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4강에 진출했지만 투헬 감독과 뮌헨 모두 상호 합의된 내용을 바꿀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헬 감독과 결별하는 게 확정된 후 뮌헨은 계속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그들은 바이엘 레버쿠젠을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만든 사비 알론소, 전 뮌헨 사령탑이자 현재 독일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후보에 올렸으나, 두 지도자 모두 잔류를 택했다.
뮌헨이 계속 적절한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축구 레전드 클린스만이 투헬 감독 후임에 대해 입을 열면서 눈길을 끌었다.
클린스만은 현역 시절 독일 축구를 대표하던 공격수였다. 그는 1990 국제축구연맹(FIFA)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멤버이자, 1995년 발롱도르 투표에서 2위까지 차지한 레전드이다.
현역 으로 뛸 때 한 팀에 오래 머물지 않고 여러 차례 클럽을 옮겨 다녔던 클린스만은 1995년 여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뮌헨에 입단했다. 그는 뮌헨에서 2시즌을 뛰며 84경기 48골 12도움을 기록했다.
클린스만은 당시 데뷔 시즌인 1995-96시즌에 UEFA컵(현 UEFA 유로파리그)에서 15골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왕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뮌헨의 첫 UE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두 번째 시즌엔 리그 15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우승에 일조했고, 시즌 종료 후 삼프도리아로 이적했다.
2년 밖에 뛰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클린스만은 시간이 흘런 감독으로 뮌헨에 복귀했다. 2006 독일 월드컵 때 독일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대회 3위를 차지했던 클린스만은 2008-09시즌을 앞두고 뮌헨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현역 때와 달리 클린스만의 뮌헨 감독 데뷔는 최악으로 끝났다. 시즌 전반기에 분데스리가 2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했지만, 후반기에 팀이 무너지면서 2009년 4월 전격 경질됐다. 클린스만은 현재 21세기 들어와 뮌헨에서 트로피를 한 개도 들어올리지 못했고, 1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유일한 감독으로 남아 있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 당했던 클린스만은 최근 TV프로그램에 나와 뮌헨 감독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뮌헨은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감독은 이에 적응해야 한다"라며 "뮌헨에 적합한지 여부는 직접 시도해 봐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때 매체는 클린스만에게 다시 뮌헨 감독을 맡고 생각이 있는지 질문했다. 클린스만은 지난 2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경질된 후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 클린스만은 "난 뮌헨에서 선수로 한 번, 감독으로 한 번 있으면서 총 2번 경험했다. 그거면 충분하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뮌헨은 절대적인 자질과 개성을 갖춘 지도자를 찾을 것"이라며 친정팀이 좋은 감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클린스만이 뮌헨 감독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히면서 김민재와 불편한 재회를 할 가능성은 없어졌다.
지난해 3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뮌헨 시절과 마찬가지로 약 1년 만에 경질됐다. 부임 후 그는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전에서 1-0으로 승리하기 전까지 5경기 무승(3무2패)을 거뒀다. 부진한 성적과 더불어 해외파 관찰을 이유로 한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너무 적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해외에 있는 기간 동안 방송 매체에 출연해 타팀에 대해 논평하거나 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에 참석하는 등 대표팀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 팬들의 불만을 샀다.
결국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클린스만의 미래를 결정했다. 당시 클린스만은 김민재를 포함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PSG) 등으로 구성된 역대급 선수단을 가지고 조별리그 때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회 준결승에 올라가긴 했지만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4강에 올라온 요르단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0-2로 패하는 참사를 당하면서 탈락했다. 또 요르단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났는데, 요르단전 패배에 대한 책임을 두 선수한테 돌리는 추태를 보이기까지 했다.
팬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며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대한축구협회(KFA)는 칼을 빼들었다. 지난 2월 임원회의를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클린스만 감독한테 경질을 통보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경질된 후 클린스만은 ESPN을 비롯해 각종 매체에 패널로 출연하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뮌헨 감독을 맡을 기회가 와도 거절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김민재는 클린스만에게 또 지도를 받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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