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尹 오찬 제안 거절한 한동훈, 용산과 거리두며 대권 행보 나서나?

[이슈] 尹 오찬 제안 거절한 한동훈, 용산과 거리두며 대권 행보 나서나?

폴리뉴스 2024-04-22 16:34:52 신고

한동훈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정치적 마이웨이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대통령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정치적 마이웨이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대통령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회동 제안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건강상 문제로 거절하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 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정치적 마이웨이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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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인간적인 서운함 분명히 있을 것"

정치권에 따르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9일 한 전 위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한동훈 비대위' 인사들과 오찬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며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여권 안팎에서는 총선 기간 불거졌던 윤-한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거취 등 여러 사안을 놓고 갈등을 보여 왔다.

특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한 전 위원장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서천 화재 현장에서 두 사람이 만나며 1차 윤-한 갈등은 봉합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총선을 앞두고 이종섭-황상무 사태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전직하 하자 2차 윤-한 갈등이 불거졌다.

한 전 위원장은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두 사람을 사퇴시키라고 요구했고, 대통령실은 거부 의사를 보이며 2차 윤-한 갈등설이 퍼졌다. 여론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두 사람이 모두 사퇴했으나 이미 여론이 국민의힘을 떠난 뒤였다. 무엇보다 2차 윤-한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채 선거가 끝나버렸다. 이에 이번 한 전 위원장의 오찬 제안 거절은 2차 윤-한 갈등의 연장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선거 이후 한 전 위원장을 앞장서 비판하던 홍준표 시장을 먼저 만난 것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만남의 형식도 홍 시장과 달랐다.

윤 대통령은 홍 시장과 단 둘이 저녁에 만나 4시간 가량 저녁을 함께 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 측에는 다른 비대위원과 함께 하는 오찬을 제안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충분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만 여러 명의 비대위원이 함께 하는 오찬은 그야말로 밥 한끼 먹는 형식적인 자리에 불과한 만큼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아무리 지금 백수 상태지만, 금요일에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부분은 이해가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이)직접 연락하면 되실 텐데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두 다리를 건너서 하는 것도,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은 것도 의아하고 전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홍 시장을 먼저 만난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의) 개인적인 성격은 잘 모르지만 서운할 것 같다"며 "회담을 마치고 나서 홍 시장의 발언들이 대단히 세지 않나. 배신자다. 이런 말이 나오니 인간적인 서운함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들 많이 불안할 것" 전여옥 "정치는 싫은 사람과 밥 먹는 것"

성일종 "한 위원장이 몸이 안 좋은 건 사실" "결별이라 보기 어려워"

윤 대통령과 전직 당 대표격인 한 전 위원장의 갈등이 불거지나 여권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22일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국민들께서 여당에 바라는 점은 안정감일 것"이라며 "이렇게 계속해서 윤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또 당원들로 하여금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할 것이어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대통령과 대통령실과 만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과 비대위 간 오찬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정치는 싫은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냈다.

전 전 의원은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보수우파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윤한갈등'"이라면서 "'네 탓 내 탓'하며 성질 부리고 꼬장 부릴 때 아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함께 손을 잡고 '위기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을 향해 "국민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묻는다. '밥도 같이 못 먹습니까'"라며 "한동훈 전 위원장님 정치는 '싫은 사람하고 밥 먹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선거 내내 그렇게 썩 유기적인 (당정) 관계는 아니었다고 본다"며 "(갈등) 얘기들이 최대한 나오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과 만나야 보수가 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갈등설을 진화하기 위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당선인(충남 홍성·예산)은 같은 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오찬 제안 거절을 윤·한 갈등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의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 당선인은 "두 사람이 오랫동안 일을 같이 해왔던 것만큼 상황에 대해서 적절히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어떤 부분을 가지고 갈등을 자꾸 양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성일종 의원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위원장이 몸이 안 좋은 건 사실"이라며 "성급하게 생각할 건 없고, 결별이라고 표현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신자 프레임 극복 尹과 차별화하며 대권행보 전망

최근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의미 심장한 글을 남겼다.

한 전 위원장은 20일 밤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이 공개 입장을 낸 것은 총선 다음날인 지난 11일 사퇴한 후 처음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한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적이 없다.

이날 한 전 위원장이 배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지난 19일 홍준표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러 차례 '국민'을 강조한 것은 결국 정치 일선에 뛰어들 마음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인지가 관심이다.

신평 변호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은 총선 과정에서 비록 동원된 것이지만 빨간 점퍼 군중들의 거대한 파토스 물결을 잊을 수 없기에 당대표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본다"며 "전당대회에 한동훈이 나오면 룰을 어떻게 바꾸든 압도적인 표차로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의 측근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을 조금 아는 입장에서 절대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상으로 본다면 한 1년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다만 본인의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 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승규 당선인은 "이번에는 좀 쉬었으면 좋겠다.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번 통화할 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준 바 있다"고 말했다.

김용태 당선인도 YTN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정치에 다시 돌아올 것만큼은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면서 "여러분들이 한 전 위원장에게 좀 쉬어야 할 때라고 조언해서 아마 전당대회는 좀 지켜보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이 다가올 국민의힘 전당대회 보다는 차기 보수 진영 대권 주자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썼다.

이미 총선 기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황상무 사태 등의 현안을 놓고 용산 대통령실과 다른 길을 선택한 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선 전부터 대표적인 친윤이자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라 불린 한 전 위원장이 비윤 주자로서 대립각을 세울 경우 윤 대통령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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