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재훈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핑계로 윤 대통령의 식사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직접 한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22일쯤 비대위원들과 함께 오찬이 가능한지 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이 초청을 거절하며 총선 이후 두 사람이 처음 만날 수 있었던 기회는 사라지게 됐다.
정치권은 이에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직후 비대위원장 직을 사퇴하고 휴식에 돌입하며 잠행을 이어갔다.
그런 한 위원장을 향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많은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본인의 SNS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결국 한동훈 전 위원장 역시 총선 이후 처음으로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다. 여러분은 대단하셨다”면서 지지층의 마음을 달랬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은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다.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준다면 유쾌하지는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라며 “정교해지기 위한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 길이 안 보여 답답할 수 있으나 그래도 같이 힘내자”라고 격려했다.
애초 한 전 위원장이 이런 SNS 글을 올렸을 당시에는 본인에게 비판을 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글이 윤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그동안 깊은 인연을 가지며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까지 함께 한 사이지만 총선을 전후로 관계가 멀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대통령실과 한 전 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자주 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결과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이후 위로하려는 윤 대통령의 초청 오찬 또한 거절했다. 이에 여당 내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갈라서 독자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한 것 아니냐며 추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본인이 영입해 당선된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계로 제가 끌어들였는데 자리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면서 향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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