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나성범 공백은 끄떡없었다. 그동안 줄부상을 비웃듯 선두로 치고 오른 KIA 타이거즈다. 그러나 이 선수의 공백은 다소 버거울 조짐이 보인다.
KIA는 16~18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3연전서 시즌 첫 루징시리즈(1승2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19~21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3연전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한주를 3승3패, 보합세로 마무리했다. 시즌 극초반에 조금 벌어놓은 승수가 있다. 17승7패. 여전히 승패 흑자 +10이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두 시리즈의 공통점이 있다. 표면적으로 5번째 선발투수인 이의리의 공백을 결과적으로 효율적으로 메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의리는 10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1⅓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볼넷 3실점한 뒤 팔의 느낌이 좋지 않다며 스스로 강판했다.
이범호 감독은 대체 선발투수로 우선 김건국을 지목했다. 김건국 외에도 작년 6선발 황동하, 좌완 장민기 등 자원이 없는 건 아니다.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부터 정재훈 투수코치가 가장 신경을 쓴 대목이다. 만약 21일에 더블헤더를 치러야 했다면 황동하를 특별엔트리로 사용해 선발투수로 기용하려고 했다.
어쨌든 김건국이 16일 경기와 21일 경기에 나갔다. 결과적으로 KIA는 그 두 경기 모두 내줬다. 김건국은 10일 LG전서 이의리의 강판 이후 갑자기 마운드에 올라와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사실 16일 첫 대체선발로 나간 인천 SSG전서도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21일 광주 NC전서는 2⅓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했다. KIA로선 두 경기서 패배한 사실보다, 이의리의 공백이 분명히 있다는 걸,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우기가 어쩌면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낀 2경기였을지도 모른다.
이의리는 올 시즌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4.35로 평범한 성적이다. 그러나 4년차를 맞이한 이의리는 어느덧 KIA에 없으면 안 되는 전력이다. 제구 기복이 있지만, 150km을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로서 강점도 확실하다. 제구 기복만 해결하면 KBO리그 최고 좌완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있을까.
있다가 없으니 확연히 티 나는 게 사실이다. KIA가 투타 뎁스가 매우 탄탄한 편이지만, 아무래도 KBO리그 현실상 6선발 이후 자원은 고민이 없을 수 없다. 5선발조차 확실치 않아 고민하는 팀이 많은데, KIA의 이 고민이 다른 9개 구단에 사치로 보일 순 있다.
그러나 KIA와 이범호 감독으로선 이의리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앞으로 은근한 과제가 될 게 확실하다. 나성범, 황대인, 박찬호, 박민, 임기영 등 타선과 불펜 공백은 어떻게든 십시일반의 힘으로 극복했지만, 이의리 공백이 십시일반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는, 신중하게 접근할 대목이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드니 주로 추격조가 나서야 했고, 추격조가 실점하며 경기를 놓는 패턴이 이어졌다. 이의리는 굴곡근 염좌로 2주 진단을 받은 상황. KIA는 1주를 더해 3주간 무조건 쉬게 할 방침이다. 복귀까지는 아직도 열흘 정도 걸릴 듯하다. 최소 두 차례 정도 대체 선발이 더 필요하다.
김건국/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다음 선택은 누구일까.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이 다음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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