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총선참패 후 '反한동훈' 최전선에 선 홍준표, '친윤' 수장으로 차기 대권 재도전하나

[이슈] 총선참패 후 '反한동훈' 최전선에 선 홍준표, '친윤' 수장으로 차기 대권 재도전하나

폴리뉴스 2024-04-19 17:35:32 신고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산격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산격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22대총선이 국민의힘 대참패로 끝난 뒤 홍준표 대구시장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광역자치단체장을 하다가 위기의 순간에서 등판했던 7년 전의 데자뷔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를 기반으로 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치단체장으로 누구보다 중앙정치에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포스트 윤석열'로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로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총선참패 한동훈 책임론'에 대한 홍 시장의 비판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저격수'에 최전선에 서있다. 이 때문에 홍 시장이 '친윤계'와 행보를 함께 하며 한동훈과 경쟁하는 '포스트 윤석열'을 노리는 차기 대권 재도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또한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회담 사실을 공개하면서 김한길 국무총리와 장제원 비서실장을 추천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한편 6월말 또는 7월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투표 방식에 대해서도 현재처럼 당심 100%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인사 추천과 중앙 당의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모두 '친윤계' 인사들의 천거와 영남권과 친윤계의 전대룰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옹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번 4.10총선 대참패의 책임이 100% 대통령실에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없다며 '한동훈 책임론 100%'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홍 시장이 차기 당대표에 '친윤 영남 대표'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총선 참패로 윤대통령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장제원, 권성동 등 윤핵관 2선후퇴의 빈자리에 홍 시장이 '친윤계'의 수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2024.1.1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2024.1.1 uwg806@yna.co.kr

'한동훈 책임론' 설파하며 "보수 망쳤다" 독설

무엇보다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그 수위가 점점 세지고 있다. 독설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놀이 하다가 말아 먹었고 더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라고 한동훈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이어 홍 시장은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사람 데리고 왔는데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게 그렇게 좋았냐"며 총선 기간 한동훈 전 위원장을 따르던 당내 인사들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지난 14일에도 SNS을 통해 "문재인 정권 때 야당 대표를 하면서 우리측 인사들 수백명이 터무니 없는 이유로 줄줄이 조사받고 자살하고 구속되는 망나니 칼춤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켜본 일이 있다. 그 문재인 정권하에서 그것을 주도한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들인 것 자체가 배알도 없는 정당이고 집단"이라며 "윤 대통령은 우리 당에 들어와 정권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주었지만 도대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거냐.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내가 이 당에 있는한 그(한동훈)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 시장은 지난 18일 SNS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황태자 행세로 윤 대통령 극력 지지세력 가운데 일부가 지지한 윤 대통령의 그림자였지, 독립 변수가 아니었다"라며 "황태자(한동훈)가 그것도 모르고 자기 주군(윤석열)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되었을 뿐이고 당내외 독자 세력은 전혀 없다. 황교안이 총선 말아 먹고 퇴출되었을 때 그는 당을 1년 이상 지배했어도 뿌리가 없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집권당 총선을 사상 유례없이 말아먹은 그를 당이 다시 받아들일 공간이 있겠느냐"라고 전했다. 

홍 시장의 이 발언은 한동훈 전 위원장이 휴식을 마치고 다시 당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자 이를 '소설'이라고 폄훼하면서 나온 것이다.

홍준표 시장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날선 공격을 계속 하는 것은 국민의힘 내에서 조금씩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친한파'에 대한 견제의 목적도 있다. 홍 시장의 한동훈 전 위원장 비난에 친한파인 김경율 비대위원과 '개 운운'하는 설전을 주고받은 것만 봐도 그렇다. 

홍 시장의 발언대로 한동훈 전 위원장과 악연은 이번이 전부는 아니다. 홍준표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를 하던 시절에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적폐수사로 이름을 날리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데 일조했던 전력이 있던 것부터가 악연의 시작이었다. 홍 시장이 문재인 정권에서 '사냥개' 노릇을 했다고 말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런데 적폐 수사 때 한동훈 전 위원장을 움직인 인사는 다름아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었다. 결국 당시 악연을 발판삼아 한떄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받았던 한동훈 전 위원장만 집중적으로 때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대구=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2023.1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kane@yna.co.kr
(대구=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2023.1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kane@yna.co.kr

대통령에 총리·비서실장 인사 추천…인적·국정 쇄신 논의하며 '친윤' 행보

이런 가운데 홍준표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났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마침 김한길 국무총리와 장제원 비서실장 등용설이 나오던 때였다.

이 등용설의 중심에 홍 시장이 있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16일 비공개로 만찬을 하면서 김한길 국무총리와 장제원 비서실장을 추천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신지호 전 국회의원은 지난 19일 YTN 라디오 <뉴스킹> 와 전화 인터뷰에서 "홍 시장은 국민의힘 현역 정치인 가운데 최고참이 아니냐. 정치 경력 30년이 된 아주 풍부하고 노련한 그런 분이다 보니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아마 여러 지혜와 조언을 얻고자 그렇게 만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원로 정치인이라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차기 총리와 비서실장을 추천한 것은 중앙정치에 다시 발을 들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홍 시장은 광역자치단체장을 맡으면서 위기의 순간에서 당을 구해내고 대권주자로도 나온 전례가 있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홍 시장은 경남지사로 4년 4개월 동안 재직했다. 경남지사로서 직무수행평가는 뛰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지원금 중단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지지도가 폭락했던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나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결 구도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 현재 상황이 과거와 많이 닮아있다. 지금 홍준표는 대구시장이라는 광역자치단체장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 탄핵국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국민의힘 위기 상황인 것도 그렇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낙마로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홍 시장에게 기회의 순간이 찾아왔다고 볼 수도 있다.

또 홍 시장이 윤 대통령과 만나면서 국정 쇄신이나 인적 쇄신 등을 논의하고 의견을 전달한 것도 점점 중앙정치에서 자신의 입김을 불어넣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하기에 충분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이 하며 자신의 중앙 정치권에서 위치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대구=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ane@yna.co.kr
(대구=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ane@yna.co.kr

당 대표 뽑는 방식에 대해서도 목소리 "100% 당심으로 해야"...'영남 당대표' 기

급기야 홍 시장은 지난 18일 SNS을 통해 6월말 또는 7월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의 당 대표 선발 방식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대구시장으로 홍 시장은 전대룰 '당원 100%'를 주장하며 중도층을 고려해야 하는 수도권 의원들과는 달리 'TK와 보수'의 굳건한 지지를 받는 '영남권 대표론' '친윤 대표론'에 힘을 싣고 있다. 

홍 시장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규정을 여론조사 30%, 당원 70%로 바꾼 것은 내가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이었던 2006년의 일이었는데 그 전에는 당 대표뿐 아니라 광역단체장 이상 대선후보도 당원 100%로 선출했다"며 "바꿔서 실시해보니 국민들 대상으로 하는 본 선거는 이대로 진행해도 무리가 없지만 당 대표 선거는 다른 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우리 당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불합리가 속축하여 역선택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되어야 한다. 내가 만든 룰이지만 당 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이 당 대표 선거 방식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은 일부 비윤계에서 민심을 고려해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지난번 전당대회에서도 나는 100% 당원 투표를 반대했다. 우리는 70(당원)대30(민심)에서 당원투표 100%가 됐는데 이것을 바꾸는 문제를 비대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재섭 당선인도 이날 SNS에서 "당원들만의 잔치 운운하기엔 국민의힘이 정치 동아리는 아니다"라며 민심을 반영한 당 대표 투표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안철수 의원도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서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7대3은 되어야 한다.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뽑힌 전당대회는 민심 반, 당심 반이었다"며 규정 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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