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주행동주의 기관의 단기 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18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주주행동주의 기관과 기업, 유관단체, 시장전문가 등을 모아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기업과 주주들에게 장기 성장전략을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KCGI·안다·얼라인·차파트너스 등 주주행동주의 자산운용사 대표와 KT&G, DB하이텍, 신한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기업,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유관단체, 국민연금 등 시장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올 주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이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의 지적대로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93건 중 주주환원 2건과 이사선임 안건 26건 등 가결율은 30% 수준에 그쳤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에 "책임감과 투명성, 그리고 전문성을 갖고 적극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주활동으로 기업과 자본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국내 행동주의가 미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에 비해 초기 단계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 원장의 발언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 원장도 기업들에 주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주주의 정당한 요구에는 적극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주주들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직접 주주총회안건을 제안할 수 있는 시대로 앞으로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은 주주가치 제고와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이를 주주들과도 적극 공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시장전문가는 이제 싹을 틔운 주주 행동주의가 자본시장에 건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조언해 달라"며 "상장협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기업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은 그동안 금융당국은 배당절차를 개선하고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헸고 주주제안 및 주주총회 관련 공시서식을 개정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과 주주 권익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주주행동주의 활동과 기업의 대응에 관해 관심을 갖고 계속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는 그 이익을 다시 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원장은 전일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해 대통령실에 신설되는 법률(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몸살이 나서 휴가를 낸 것이고 돌고 있는 얘기는 낭설"이라면서 올해 말까지는 금감원장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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