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박영선·양정철 카드'에 정치권 술렁.. 윤석열發 대연정 정계개편? 야권 분열 노림수?

[이슈] '박영선·양정철 카드'에 정치권 술렁.. 윤석열發 대연정 정계개편? 야권 분열 노림수?

폴리뉴스 2024-04-17 17:34:33 신고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박영선 전 장관을,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에 양정철 전 원장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박영선 전 장관을,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에 양정철 전 원장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대패 수습책으로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종민 의원 등 야권 인사 기용설이 돌며 용산 發 정계개편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서 김부겸 전 총리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한데 이어 친문계 야권 인사를 하마평에 올려 야권을 갈라치기 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야당에서는 '여론 떠보기', 여당에서는 '지지층을 챙기지 않는다'며 여야 모두 비판이 쏟아지자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부인하며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김종민 정무특임장관"

17일 TV조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박영선 전 장관을,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에 양정철 전 원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YTN은 윤 대통령이 신설될 정무특임장관으로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 임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즉각 뜨겁게 반응했다. 이는 3명의 인사들이 모두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문계 야당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고, 양 전 원장은 이른바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로 불리는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거쳐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 선거 캠페인을 사실상 주도했다.

또, 윤 대통령 과거부터 박영선·양정철 두 사람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국회 법사위 의원 시절부터 검사였던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냈고, 작년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 있었던 하버드대 강연 현장에 참석하기도 했다. 양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분들(박영선·양정철)이 윤 대통령과 친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인적 친분이 있다 해도 야권 인사가 대통령 핵심측근인 비서실장과 내각의 총책임자인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은 야당과의 협치(協治)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일단 당사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 전 원장은 주변에 "뭘 더 할 생각이 없다. 무리한 보도 같다"는 반응을 보였고 김종민 의원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에 있는 박 전 장관은 조기 귀국을 알리는 글을 남겨 묘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 하버드 리포트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학기는 6월 말까지이지만 5월, 6월에 책 반도체주권국가 관련 강의가 몇 차례 있어서 조금 일찍 귀국한다"고 밝혔다.

與 "공개 반대" 野 "여론떠보기" 모두 반발.. 대통령실 "인선 검토된 바 없다" 진화 나서

하지만, 여권에서조차 반발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검토한 바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어 "협치란 자신의 정체성과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대와 타협하는 것이지, 자신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인사들을 기용해 과연 얻어지는 게 뭐며, 잃는 거는 뭐며를 잘 아마 판단할 것"이라며 "우리 내부 보수층도 고려해 그 세 카드를 동시에 할 그런 게 맞는지, 혹은 그 중에서 일부라도 선택하는 게 과연 맞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 인사를 다루는 분들이 굉장히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에 흘려 정치권의 반응이나 여론 동향을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여론 떠보기 차원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탄핵 직전에 탄핵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을 지내셨던 김병준 씨를 총리로 지명했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면서 "결국 국회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고 실패, 개인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그분이 체면을 많이 구겼고 박근혜 정부가 탄핵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총리 한 사람이 들어가서 뭘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이 증명됐기에 박영선 전 의원이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는 여러 분들이 거론이 됐는데 난파선 마지막 순장조가 되고 싶지 않다라는 심리로 국민의힘 인사들까지 썩 내켜 하지 않는 것 같은 분위기"라며 "대통령과 소통도 안 돼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기에 (야당 인사들이) 굳이 난파선 순장조가 되려고 할까"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수석은 17일 YTN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최 전 수석은 "거국 내각은 보통은 선거중립내각이 있고 거국내각이 있고. 선거중립내각은 관련 부처, 행안부라든가 선거 관련 업무를 하는 그런 부처 장관을 중립적 내지는 야당의 추천 등등으로 해 보자는 얘기고. 거국중립내각은 그야말로 한 번도 있어본 적이 없는데 저거는 거의 소설 속 얘기예요. 그래서 그야말로 여야를 떠나서 중립내각을 거국적으로 만들자는 거 아니에요.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라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17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침에 다들 어리둥절한 분위기였다"며 "보도를 바로잡은 공식 입장이 나와서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정계 개편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정계 개편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총리설부터 시작.. "용산發 정계 개편 가능성"

이번 일이 일련의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정계 개편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총리 하마평에 김부겸 전 총리가 거론된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진영을 넘나드는 인사는 과거에도 있었다. DJP 연대로 대통령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보수진영의 김종필 총리, 김중권 비서실장이라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보도를 보고 좀 당혹스럽긴 했다"며 "아무래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경우 "정계개편도 불가피해 보이지 않나"라고 했다.

김 당선인은 "아무래도 지금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해 원치 않는 합리적인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 그런 분들이 또 함께해서 정계개편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야권 인사를 국정 파트너로 삼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IMF를 극복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셔왔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여야가 협력관계로 IMF를 극복했다"며 "무난한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맥락 없는 거국 내각 구성" "당내 반대 세력부터 끌어 안아야"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맥락도 없고 전혀 미래지향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다"고 날선 비판을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대통령실이) 꼭 다시 생각해보기를 권고한다"며 "결국 맥락도 없이 사실상의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안을 냈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나 당황했는지, 현재 정부를 수습하기 위해서 (얼마나) 두서없는 대안을 내고 있는지 결론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반응이 안좋자 용산 대통령실은 황당한 이야기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복수 언론이 취재원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여론을 살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저는 협치에 있어 단계별 접근을 계속 얘기해왔다"며 "홍준표 대구시장을 총리로 거론을 했던 이유도 결국 대통령께서 지난 대통령 (후보자 당내) 선거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홍준표 시장과 협치를 구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내치고 해코지했던 (여권) 인사들에 대해서 협치를 구상하고, 그 다음 단계로 야당과 협치를 구상하고 다음 단계로 외교상 소홀한 국가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식 대연정 가능할까? 김능구 "대통령 결단 필요"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을 전후하여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위 '대연정 구상'과 같은 정부 형태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대연정은 성향이나 이념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정당이 연립 정권을 구성하는 형태로, 해외 사례로는 독일의 기독민주연합과 사회민주당이 연정을 구성한 것이 꼽힌다.

과거 노무현 정부도 대연정을 추진했었고, 문재인 정부의 경우에는 여당인 민주당이 아닌 야당 인사들에게 장관 입각 등을 제의한 바 있다.

대연정의 대표 사례로는 프랑스 정부가 꼽힌다. 프랑스에서는 정당을 달리 하는 대통령과 총리가 국가를 통치하는 것을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라고 한다.

프랑스 동거정부의 시작은 1986년으로, 당시 사회당 출신 프랑수아 미테랑이 대통령이었지만 우파연합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서 탄생했다.

헌법상 총리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었으나 총리 임명에 의회 동의가 필수적인 만큼 미테랑 대통령이 라이벌이었던 자크 시라크를 총리로 지명한 것이다.

이후 프랑수아 대통령-에두아르 발라두르 총리 시기(1993-1995)와 시라크 대통령-리오넬 조스팽 총리 시기(1997-2002)도 동거정부로 구성됐다.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지난 11일 '22대 총선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대담에서 윤 정부가 대연정 카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능구 대표는 채 상병 특검 등을 계기로 탄핵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헌정 중단을 막기 위해서는 협치 차원을 넘어 대연정 속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의 손을 야권의 이재명 대표한테 내밀어야 된다. 그렇지 않는다면, 금방 이야기한 대로 어떤 미봉책이나 이런 걸 한다면 계속적으로 몰리고 그리고 국민의힘이 자체적으로 이 부분을 수습해서 뚫고 나갈 만한 힘이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그런 결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성한용 한겨레 기자도 "결국 윤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동안 지겹게 반복됐던 야당 법안 강행 처리,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악순환이 앞으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면 절반만 갖는 것도 방법이라며 대연정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는 노동·교육·연금 개혁이며 민주당도 필요성을 인정한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다음 대선 때까지 한시적으로 3대 개혁을 위한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법률신문 부사장은 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야당이 거국내각이나 대연정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야당에 손을 내미는 자세는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대통령이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옆에 둔다는 인상을 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런 인선을 하는 게 저는 오히려 더 지금 가장 필요한 인선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분열을 노리는 시도라는 해석도 내 놓았다.

이 부사장은 "여권이 친문들을 이용해서 친명들을 흔들려고 한다 이렇게 이해시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오히려 야당과 협치는 더 멀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당선인도 이날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이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라"며 "거기서 만약에 이런 인사들이 두 지도자들 사이에서 합의됐다고 하면 민주당이 인준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대국민 담화도 안 하고, 국무회의에서 회초리 맞은 대통령이 장관들을 몽둥이로 두들겨 팼다"며 "그러더니 이걸 던지는 건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