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후임 총리에 박영선? 맥락 없고 개혁적이지도 않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이하은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총선 참패 이후 사의를 표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의 후임 인선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결국 맥락도 없이 사실상의 거국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안을 냈다는 것"이라며 "이 자체가 대통령이 얼마나 당황하고 현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두서없는 대안을 내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아침부터 복수의 언론으로부터 후속 비서실장과 총리, 정무특임장관 인선에 대해 보도가 나왔다"며 "그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경악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 총리 후임에 박 전 장관, 비서실장에 양 전 원장, 정무특임장관에 김 공동대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 전 장관, 양 전 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용산(대통령실)에서는 1차적으로 황당한 이야기라고 부인하고 있겠지만, 복수의 언론이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 바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것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여론을 살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어제의 담화로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과 별개로 아주 얕은 수로 이것을 돌파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국정의 전반적인 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되는 것이고 인사를 함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국민들이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총리로 거론했던 이유도 결국 대통령께서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홍 시장과 협치를 구상하고, 여권 내 인사 중에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내치고 해코지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도 협치를 구상하고, 그 다음 단계로 야당과 협치를 구상하고, 그 다음 단계로 외치에 있어서 지금까지 우리가 외교상 소홀했던 국가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오늘 보도된 인사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맥락 없고, 많은 국민들이 봤을 때 전혀 개혁적이거나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할 인선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꼭 재고하고 차분하게 다시 생각해 보시기를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으로 추천하는 인사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 "의회 인준 절차를 거쳐야 되는 총리와는 다르게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고유 인사권이기 때문에 제가 말을 보태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저희가 접했을 때 너무 황당한 인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 인사의 처지와 이력 이런 것들을 잘 고려해서 대통령께서 고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비서실장 같은 경우 어느 때보다 정무적 조정 능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대통령께서 권력의 누수나 이런 걸 막기 위해 비서실장으로 본인과 합이 맞는 인사만을 고르실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께서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협치의 틀을 만드는 상징적인 인사로서 비서실장도 선임하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양 전 원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