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란 의식한 中에 이스라엘 반발…美 염두 둔 대만은 이란 비판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이란을 두고 중국과 대만의 반응이 큰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고 중화권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스라엘 의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란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 위로를 전한다면서 폭력으로 세계 평화와 안정을 파괴한 이란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했다.
차이 총통의 이 발언은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우방인 미국의 입장도 염두에 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내 대만 친선그룹 회장인 보아즈 토포롭스키 의원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대만을 찾아 차이 총통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양국 간 우호 관계와 첨단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협력도 논의됐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은 현재 사태 고조에 대해 깊이 우려를 표하고, 관련 당사자가 냉정과 자제력을 유지해 긴장 국면이 더 고조되는 일을 피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15일에는 자국의 자이쥔 중동문제 특사가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이리트 벤아바 주중 이스라엘 대사를 만났다고 확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자이 특사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런 태도가 이스라엘의 반발을 불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중 이스라엘 대사관의 고위 당국자는 전날 "우리는 중국이 이란에 대해 더 강력한 비난과 이스라엘의 방어할 권리를 더 명확하게 인정하길 바랐다"는 말로 중국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과 이란 간의 관계를 알고 있지만, 이란이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중동 지역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중국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이런 행보는 중국에 서운함을 표시하면서도, 이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오전 사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순항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360여기 발사했고, 이 가운데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습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 지 12일 만의 보복이자, 이란의 첫 전면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다.
jinbi100@yna.co.kr,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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