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에 공대 기피...삼성전자 '초격차', 계속 도전받을 것"

"주 52시간제에 공대 기피...삼성전자 '초격차', 계속 도전받을 것"

아시아타임즈 2024-03-28 15:55: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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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삼성전자가 지켜왔던 업계에서의 지배구도가 앞으로 계속 도전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큰 잠재적 문제 중 하나는 과거 만큼 전문적인 연구 개발 인력이 삼성전자로 이제 안 오고 있다는 겁니다. 1980~1990년대와는 달리, 똑똑한 친구들은 더 이상 공대를 가지 않습니다."

image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란 2024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사진=아시아타임즈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반도체융합공학부 교수는 28일 한국투자신탁운용 개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 우려를 묻는 질문에 "삼성이 과거 '초격차'를 브랜화시킬 정도로 기술력을 자랑하던 시기절에는 적어도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는 군계일학이었지만, 늘 2인자라고만 생각했던 SK하이닉스가 꽁무니를 쫓아오는 자체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권 교수는 '반도체 삼국지' 저자로 유명한 국내 반도체 전문가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가 과거와는 달리 하는 비즈니스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image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사진=학교 홈피

권 교수는 "메모리만 해도 두 종류고 고대역폭메모리(HBM)도 해야되고 저전력(LP)DDR, GDDR(Graphics Double Data Rate), 파운드리(위탁생산), 소비자가전도 해야되고 할 게 너무 많은데, 연구 개발을 투자할 때 N분의 1을 하다보니 선택과 집중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가 삼성전자가 지금하고 있는 연구·개발(R&D) 투자의 효용성이 경쟁력으로 이어질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52시간제가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앞서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주52시간제에 대해 "국가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아주 나쁜 제도"라며 "이렇게 묶어서는 벤처기업 자라기 힘들고 또 대기업도 미국이나 타이완, 중국회사 못 이긴다"고 비판했다.

성 교수는 "결정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부자 못되게 만드는 법이다"며 "노예계약으로 일 시키고 돈을 안 준다면 불법으로 처벌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높은 연봉 또는 스톡옵션으로 보상한다면 빨리 돈벌고 싶은 흙수저에게 근로시간 제한은 말이 안된다. 윗세대는 전속력으로 돈을 벌었는데, 뒤에 오는 젊은 세대에게는 속도제한을 걸어 놓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주52시간제를 글로벌 경쟁의 맥락에서 놓고 본다면 반도체는 1년 365일 24시간 빨리 돌아가야 하는 산업"이라며 "의사가 일주일에 20시간만 근무하겠다고 하고 급한 환자가 와도 수술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1시간만 다운되도 수십억 정도의 손해가 날 수 있는데, 일주일에 몇시간만 일해야 한다는 개념에 예외가 적용돼야 한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유연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다만, 전문 인력들의 생산성을 어떻게 하면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권 교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국 반도체 산업은 급성장 중이지만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지속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은 자국과 동맹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산업 재편, 일본은 반도체 제조업 분야에서의 재도약과 차세대 기술 주도 계획을 모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기차나 배터리와는 달리, 반도체는 미국이 초크 포인트(Choke Point·경제적 급소)를 만들고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미국으로서는 경제 안보의 논리에 따라 삼성이나 TSMC 등 반도체의 동아시아로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로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반도체는 단순히 경제적 이슈 뿐 아니라 안보 이슈와도 연결이 돼 있다"며 "AI 등 하나하나의 섹터를 독립적으로 볼 게 아니라 서로 연관된 구조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image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사진=아시아타임즈

세계 각국의 반도체 경쟁을 다룬 책 '칩워(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는 이날 영상으로 전한 기조강연에서 "반도체 산업은 수년 간의 연구 개발과 막대한 자본 투자를 통해 해자를 구축한 소수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오늘날 반도체 칩 산업은 일련의 Choke point에 의해 정의되고 이들의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어서 이들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age 인사말 하는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사진=회사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반도체 시장은 '5%룰'에 따라, 수요가 5% 많으면 가격이 폭등하고 공급이 5% 많으면 폭락하는 굉장히 시크리컬(경기민감)한 산업"이라며 "향후 모든 산업에 AI가 다 활용되지 않을까 5~10년을 보면 지금 엔비디아의 주가가 비싸다고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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