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실적 악화와 투자 확대로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및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매각 대상은 LG화학의 대표 생산시설인 NCC 2공장이다. 아울러 스티렌모노머(SM) 공정, 에틸렌옥시드(EO), 에틸렌글리콜(EG) 설비 역시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NCC 2공장은 원료인 납사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EO, EG는 범용 화학제품으로 섬유, 페트병, 부동액 등의 소재로 쓰인다.
석유화학 사업은 최근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1170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사업은 회사의 핵심 사업부문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LG화학의 매출비중 중 31.1%를 차지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1조4637억원, 첨단소재 6903억원, 생명과학 7700억원 총 2조924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신·증설 투자 및 품질 강화 투자 등에 총 10조9000억원을 사용했다.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LG화학의 총차입금도 증가하는 추세다. LG화학의 총차입금은 2021년 연결기준 14조7657억원, 22년 15조9645억원, 지난해 21조9281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LG화학은 올해 북미 양극재 공장 건설이 본격적으로 착수되면서 투자부담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특히 향후 2~3년간 친환경·전지소재·신약 등 3대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며, 투자규모는 4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구조조정은 올 하반기중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LG화학의 가장 큰 숙제는 범용화학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첨단소재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다. 그러나 후자를 집행하기엔 재무부담이 커졌고, 과거 캐쉬카우였던 석유화학도 더 이상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인 해결책은 범용화학 조정 또는 단기에 대규모 현금 확보가 가능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이다. 연말 2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은 순차입금과 올해부터 시행된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납세부담을 고려하면 후자의 실행 가능성은 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석유화학 및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관련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 부회장은 "현재 계획은 없고 여러 옵션을 탐색하고 있다"며 "전지소재, 친환경소재, 신약 등 신성장 사업 투자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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