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동남아 공략에 국내 해운 산업 도미노 파장

머스크, 동남아 공략에 국내 해운 산업 도미노 파장

아주경제 2024-03-26 06:55: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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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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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 업계가 주요 교역 대상국인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동남아시아를 새로운 파트너로 점찍으면서 국내 해운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대 해운 공룡 탄생을 알린 제미나이 협력(이하 제미나이)이 유럽~아시아 노선에서 부산항을 거치지 않을 거라고 밝혀 환적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팍로이드가 맺은 해운 동맹 제미나이가 내년 2월 출범 이후 유럽~아시아 항로에서는 한국 부산항과 일본, 대만 등을 거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계획은 기존 항구들을 통폐합 해 19개 기항지와 환적 허브로 운영한다는 게 골자다. 제미나이는 아시아~유럽의 기항지 축소로 고객들에게 90% 이상의 높은 정시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제미나이의 새 계획에 따르면 환적 허브에는 말레이시아 탄중 팔레파스항을 포함해 중국 상하이항과 닝보항, 싱가포르항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때 부산항과 홍콩항, 카오슝항 등은 제미나이의 유럽~아시아 기항지와 환적 허브에서 빠졌다. 대신 부산항의 아시아~미주, 아시아~중동 직항 기항은 유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세계의 공장'이 되고 있는 동남아 잠재 화물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미나이의 새 계획엔 머스크가 지분 투자한 말레아시아 탄중 팔레파스 항을 유럽으로 가는 주요 길목의 허브항으로 만들고, 그 주변국의 항만은 보조 역할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머스크는  3년간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동남아 내 물류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히는 등 동남아 글로벌 통합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간 부산항 유럽 무역 노선은 머스크와 스위스 MSC의 2M 얼라이언스가 4개, 하팍로이드가 속한 디 얼라이언스가 5개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5년 이후 2M이 해체하고, 하팍로이드가 디얼라이언스를 떠나면서 유럽~아시아 항로에서 부산항이 기항지로서의 역할을 잃게 됐다.

기존에는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등이 부산 신항에서 환적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미나이가 기항지로 점찍은 상하이항, 닝보항에서 환적을 한 후 자체 피더선을 이용해 주변국을 거쳐 유럽으로 갈 예정이다. 피더선이란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기항하는 중추 항만과 인근 중소형 항만 간에 컨테이너를 수송(피더서비스)할 때 쓰이는 중소형 컨테이너 선박이다.

동북아 환적허브를 꿈꾸며 신항만을 건설해온 부산항으로서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부산항의 환적물량은 지난해 기준 전체의 53.6%를 차지할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부산항의 환적물량은 2004년 425만 TEU(1TEU는 20m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지난해에는 3배인 1214만 TEU를 기록해 세계 2위 글로벌 환적항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항은 크게 수출입물량과 환적물량으로 나뉜다. 수출입 물동량은 국내 경제나 산업규모 등의 영향이 커 사실 비약적인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웠고, 유럽 항로 증가로 환적물량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해운 산업 개편으로 변화를 맞게 됐다.

부산항의 환적 물량이 줄게 되면 터미널 운영사의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해진다. 현재 HMM, PNC(부산신항만주식회사), 한국허치슨, 한진 등이 부산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부산항에 기항하는 글로벌 선사 수가 줄어들면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우리나라 화주들은 운임을 더 높게 주고 쓸 수밖에 없게 돼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여기에 더해 하역, 도선, 예선, 선박 수리 등 관련 산업이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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