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업 집중한다더니…" 농협금융 순이익 다섯배 성장할 때 농협경제는 역성장

"경제사업 집중한다더니…" 농협금융 순이익 다섯배 성장할 때 농협경제는 역성장

아시아투데이 2024-03-25 18:43: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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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선영 기자 =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가 이뤄졌던 건 신용사업이 점차 커져가면서 농업인을 위한 농축산물 판매·유통 등의 경제사업은 소홀히 한다는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결과였다. 소위 돈되는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비판과 함께 양 사업 간 '짬짜미' 지원 등의 문제가 불거져서다.

이에 농협은 '농업인을 위한 판매농협'으로 변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했고 현재의 '1중앙회-2지주회사' 체계를 구축했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과 농협경제의 지분을 100%씩 보유한 채, 지주사들이 산하에 계열사를 두고 있는 구조다. 각 사업부문을 분리하면서 현재의 농협 지배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하지만 경제사업에 집중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농협경제의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이 연간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서 2개 지주회사의 격차는 12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경제지주가 단순히 수익성을 목적으로 출범한 건 아니지만, 농협중앙회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선 수익성에도 신경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농협금융에 지원받는 1조1677억원(지난해 기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234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농협금융지주의 출범 첫 해 순이익인 4514억원 대비 395% 증가한 규모다.

농협금융지주는 산하에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 탄탄한 자회사를 두면서 국내 5대 금융그룹 반열에 올랐다. 출범 이후에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등을 통해 자산 규모를 키웠다. 덕분에 출범 당시 246조원 수준이었던 자산은 지난해 말 533조원까지 불어났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자회사들 덕분에 연간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78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농협생명이 1817억원, 농협손해보험이 1453억원, NH투자증권이 5564억원 등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농협경제지주는 출범 첫 해 42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 2022년 기준 37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오히려 적자 전환한 것이다. 농협경제지주는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농업경제 관련 계열사는 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남해화학, 농협케미컬 등이 있고 축산경제 관련으론 농협사료와 농협목우촌 등이 있다.

2022년 기준 계열사 실적을 살펴보면 농협하나로유통에선 3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농협유통도 18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농협사료와 농협목우촌은 각각 92억원, 3억원 등의 순이익을 올렸다

경제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신경분리가 이뤄졌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농협 측은 "경제지주 대부분의 사업이 농축협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있고, 농업인 실익증대와 농축협 경제사업 지원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극대화해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경제가 농민 지원 사업을 펼치는 만큼 수익성만 좇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농협사료의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이 인상될 때에는 사료 가격에 늦게 반영하고, 반대로 곡물 가격이 인하될 때에는 선반영하는 등 수익성보다는 농민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농협경제가 경제적으로 농협중앙회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면서 농협금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농협금융은 매년 농업지원사원비, 배당 등을 통해 농협중앙회에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보내는데, 농협중앙회가 이를 통해 농협경제의 적자를 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기준 4927억원의 농업지원사업비를 농협중앙회에 지원했으며, 배당을 통해서는 6750억원을 보냈다. 순이익의 절반 가량은 농협중앙회로 보내고 있는 셈이다.

농협중앙회 내부에 신용·경제사업이 함께 있을 때에는 신용사업을 통해 경제사업 적자를 메꿔도 문제가 없지만, 각각 독립법인으로 존재하는 만큼 경제적인 자립이 필요하다. 농협경제가 적자를 지속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수익을 거두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등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는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다. 독립법인임에도 사실상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고 있어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농협의 경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구분돼 있지만 리스크가 명확히 구분돼 있는지는 고민할 부분이다. 자칫 잘못하면 금산분리 원칙, 내부통제 관련한 부분이 흔들릴 여지가 있어서 잘 챙겨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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