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바이오 시장 스포트라이트만 보나···‘불나방 신세’ 전락 위기?

식품업계, 바이오 시장 스포트라이트만 보나···‘불나방 신세’ 전락 위기?

이뉴스투데이 2023-12-09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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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기업들이 바이오 분야를 미래먹거리로 판단, 신산업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에 우려의 시선은 존재한다. 바이오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품 기업들은 기존 시장의 포화에서 탈피하고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택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이다. [사진=Freepik]
식품 기업들이 바이오 분야를 미래먹거리로 판단, 신산업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에 우려의 시선은 존재한다. 바이오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품 기업들은 기존 시장의 포화에서 탈피하고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택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이다. [사진=Freepik]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식품 기업들의 바이오 산업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식품과 바이오 간의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그러나 장기간·고비용이 소요된 연구개발(R&D)에 비해 성과가 저조하자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 기업들이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분위기다. 팬데믹 이후 백신 등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데 비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식품 시장 경기는 하락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바이오 시장 분야는 올해 6792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911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적 관심도 시장 진출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바이오 산업을 시스템반도체, 미래차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보고 전폭적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우려의 시선은 존재한다. 바이오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산업의 대표적 분야다. R&D에 장기적 시간이 소요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야 하나 가시적 성과를 얻을 가능성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낮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평균적으로 신약 개발에 10~15년, 진단키트 개발에 5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도 “전문분야가 아니다 보니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좋은 실적을 거두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또 시장 내 경쟁도 워낙 치열하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꼽히는 만큼 기존에 하던 사업이 아니라면 실패에 대한 가능성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장 먼저 바이오 산업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CJ’는 2018년 CJ헬스케어(現 HK이노엔)를 매각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그러나 매각 3년 만인 2021년 바이오 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바이오 산업에 다시 한번 진출했다.

CJ뿐만 아니라 다수의 식품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 손을 뻗고 있다. ‘오리온’도 지난해 11월 자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바이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오리온은 초기 사업 영역으로 발병률이 높은 암 중증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진단 분야와 백신 분야를 선정했다.

‘대상’도 ‘대상셀진’을 설립하며 바이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대상은 자회사를 통해 클로렐라 기반의 의료용 소재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최근 친환경 생분해 신소재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SKC, LX인터내셔널과 함께 생분해성 친환경 신소재 합작회사도 계획 중이다.

M&A에 나선 기업도 있다. ‘동원’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 나섰다. 올해 초 보령파트너스와 양해각서까지 체결하며 M&A의 본격화를 알렸다. 동원그룹은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제약·바이오로 사업 영역 확장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이같이 연달아 나타나는 식품 업계의 바이오 진출에 대해 지나치게 성급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병을 치료하거나 연구하는 분야는 까다롭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식품기업들이 임상적인 측면에서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고 봤다.

바이오 사업을 식품 업계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이나 신약 개발 등은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며 “단순히 주가 부양이나 수익성만 고려하다 보면 연구 개발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R&D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식품업계의 바이오 진출이 활발한 이유로는 ‘시너지’ 효과가 꼽힌다. 식품과 바이오 간의 연결고리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헬스 분야가 유망하다고 평가받다 보니 기업들이 식품과 연계해서 확대하고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을 때 바이오 기업 M&A를 진행하는 것이 신사업 진출에서 유리한 방법”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식품을 연결한 바이오는 우선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매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상품화 전략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 자산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이를테면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의 시장 포화도 또 다른 이유다. 국내 식품 시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활로로 바이오 산업을 택한 것이다. 그동안 5~6% 수준에 그쳤던 영업이익률도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깎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을 주업으로 하는 기업들은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영업이익이 크지 않다”며 “그래서 식품과 조금이나마 연결 지을 수 있는 바이오나 헬스케어 등을 신사업군으로 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같은 식품업계의 바이오 시장 진출 러시에 대해서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해외 진출 또는 신사업 확장을 찾고 있다”며 “바이오 소재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곳이 많은데, 독보적인 바이오 소재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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