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유재광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한사람에게 막타(마지막 타격) 몰아줘서 영웅 만들려다가 역킬(逆kill·거꾸로 죽임당함) 당하고 지금 이재명은 살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상황은 게임 시작부터 탑(Top·전장을 지도로 봤을 때 상단 길목)이랑 바텀(Bottom·하단 길목) 다 비우고 미드(Mid·중간 길목)에 이재명(대표를 잡으려) 갱(gank·중간 길목 담당이 다른 길목을 지원)갔다가 딸피(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 만들어 놓고 한 사람에게 막타를 몰아줘서 영웅 만들려다가 역킬 당하고, 지금 이재명은 살아서 우물(거점) 간 것"이라고 전했다.
e스포츠 종목이기도 한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게임 플레이에 빗대 한동훈 장관 등을 빗대어 비판한 것이다.
이어 "레벨도 뒤지고 라인도 비워둔 탑이랑 바텀은 타워(방어탑) 다 밀린 지 오래"라며 "차근차근 게임하면 되는데 초반부터 정신 나간 인간들이 이따위 전술을 해놓은 게 개탄스럽다. 널찍한 전장 두고 한 곳에만 어그로 끌려서 몰려다니는 게"라고 전했다.
검찰과 여권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만 치중된 행보를 보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전인 지난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 전망으로 지자체 행정 법리다툼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면서 "저는 법원에서 최대한 방어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불구속 재판을 하라고 하지 않을까(본다)"며 "혐의가 제대로 소명되지 않아 (구속영장) 발부가 안 된다면 검찰과 한 장관 둘 다 타격이다. 이건 바로 민주당에서 장관 탄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따른 여당의 반발도 뒤따랐다.
국민의힘 당원인 최우성씨(28)는 페이스북으로 "이 전 대표는 도타를 하지 롤은 안 하는 걸로 안다. 이번에 아시안게임 한다고 이슈가 돼서 힙해 보이고 젊어 보이는 척 하고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성접대 수수 의혹으로 윤리위 징계에 처할 당시 '우유다'(우리는 유죄추정에 반대한다)라는 단체를 결성해 반대 시위를 했었고 국바세(국민의힘 바로세우기)에도 동참했지만 '팬덤 변질' 논쟁 끝에 제명당했다.
탈(脫)이준석 노선을 걷게 된 최씨는 "비유가 너무 틀려서 시즌 2부터 롤 한 내가 지적해준다"며 "정글러(미드 전담 공격수) 이준석이 본인만 믿고 1렙 교전하자고 오더 내렸는데 팀원 일부가 따르지 않음. 이준석은 '아 무조건 따라오셈'하고 지랑 바텀만 같이 갔다가 교전 망함. 이준석은 '아 미드가 안와서 망한거임 니들은 이길 자격 없다' 하면서 버프 먹고 미드라인 지우고 탈주함. 겨우 달래서 다시 들어 왔는데 살살 긁어주니까 다시 탈주함"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20대 대선 당시 '선대위 이탈'을 빗댄 것으로 "다시 달래서 들어 왔는데 이재명이 개트롤해서 0.7%(포인트)차로 겨우 이김"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이 전 대표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팀을 출격시킨 지난 3·8 전당대회를 두고도 "길드 내전 한판 뜨자고 함. 자신만만 하더니 (당대표 경선에서) 황교안 팀 하나 겨우 이기고 안철수·김기현 팀 모두에게 개발림. 지도부에 본인 팀 플레이어 단 한명도 못 넣음"이라며 "이 전 대표가 그렇게 게임 잘했으면 전대를 이겼어야지"라고 꼬집었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단순히 롤 용어를 쓴다고 청년들에게 와닿는 게 아니다"라며 "이런 가벼운 모습이 지금 청년정치에 대한 혐오를 조성한다. 제발 반성하고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 전 대표 생각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다"라며 "전술이 어쩌고, 정치가 어쩌고 운운할 문제 자체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이 대표의 중대 범죄 혐의이며, 정치의 영역에서 해소하고자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앞장서서 이 대표의 중대 범죄 혐의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야말로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순실(최서원)씨의 딸 정유라씨도 이 전 대표를 향해 "준석군, 롤 안해 봤구나"라며 "'LOL이 뭔지 모르는 하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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