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골목길과 고즈넉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전북 전주 한옥마을은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한옥마을에 꼬치구이 등 길거리 음식들이 점령하며 전통적인 매력은 사라진 채 상업주의만 남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최근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올해 1500만 관광객 유치를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떻게 바뀌었길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음식 고집하던 한옥마을의 놀라운 근황
전주시는 전주한옥마을을 글로벌 관광지로 발돋움 시키기 위해 각종 규제를 확 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일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을 고시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이에 따라 앞으로 전주한옥마을에서는 전통음식뿐만 아니라 일식과 중식, 양식 등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축물 층수도 태조로·은행로지구에 한해 지상 2층까지, 전 지구에 지하층도 허용되었는데요.
단,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업종인 프랜차이즈(커피숍, 제과점, 제빵점)과 일부 패스트푸드점(도넛, 햄버거, 피자, 샌드위치)에 대해서는 판매 제한이 기존대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규제 완화를 통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보다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전주 한옥마을이 한 층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옥마을 아닌 '상업마을'이라 욕 먹기도
다만, 한옥마을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전주시는 이들 업체의 입점을 제한하던 규제까지 폐지하며 오히려 상업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전주 한옥마을은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심각해졌는데요. 주거 및 생활 공간으로서 한옥 600여채가 늘어선 과거의 한옥마을은 여유와 휴식이 함께하는 관광지였지만 급격한 상업화와 관광객 밀집으로 전주 한옥마을 골목길 특유의 개성이 사라졌습니다.
명동 한복판에 버금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각종 기념품 좌판과 유래를 알 수 없는 각종 먹거리들을 파는 음식점들, 숙박업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요. 매력을 잃은 한옥마을엔 방문객의 발길도 줄어들었으며, 상점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이 나붙으며 폐허를 연상케 했습니다.
올해 한옥마을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풀리며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옥마을이 아닌 '상업마을'이 되어버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재 한옥마을엔 '탕후루', '닭날개볶음밥' 등 외국 음식 점포가 난립해 주요 상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를 알리는 전통 체험 공간은 찾는 이 없이 파리만 날리고 있습니다.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가 아닌 '가장 상업적인 도시'라는 비판도 지역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오랜만에 한옥마을을 찾았다는 한 방문객은 "거리에 전통음식보다 중국 사탕과자나 대만 볶음밥 등 외국음식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물론 이전부터 각종 길거리 음식이 가득했지만, 요즘처럼 대놓고 외국음식이 중구난방식으로 들어온 적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근황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한옥마을이라고 부르기도 아깝다", "그냥 상업화된 관광지 정도지 전통마을은 무슨", "한옥마을에서 이런 거 팔기 좀 그렇지 않나" 등 부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기도 했죠.
하지만 여전히 전주 한옥마을이 관광지로서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숨은 명소가 많기 때문인데요. 전주 한옥마을은 도심 한복판에 한옥 735채가 자리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주거지입니다. 실제로 아무 준비 없이 한옥마을에 가면 겉만 보고 스치듯 왔다 가지만 출발 전부터 알아보고 온 사람들은 알차게 여행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주 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관광 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말·공휴일 보단 평일을 노려라
전주 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우선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주말 및 공휴일, 학교 방학철 같은 성수기 평일보다는 비수기 평일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주말 및 공휴일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볼 건 없고 먹을 것만 많다'는 푸념이 나오거나 한옥에 대한 아름다움을 찬찬히 느끼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평일 밤, 유동인구도 적당히 있을 때 한옥마을에 가면 그 운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해질녘 무렵부터 밤 사이의 한옥마을은 야경이 아름다우며, 청사초롱을 달아놓은 가로등 아래서 사진 찍기도 좋습니다. 사람이 적은 평일, 천천히 길을 걷다 보면 주말에는 느낄 수 없었던 한옥마을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2. 다 아는 큰 길 말고 골목길로
주로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하면 경기전부터 시작되는 가운데길 태조로와 양 옆의 큰 길만 왔다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태조로는 과거 성곽이 있던 곳일 뿐이고 원래 상가건물들이 모여 있던 곳이므로 전통있는 무언가를 보기란 꽤나 어렵습니다.
이런 곳보다는 오래된 골목 사이사이 조용한 민가나 게스트하우스 주변 조용한 장소를 찾아 들어가보는 걸 추천드리는데요. 태조로보다는 이런 사잇길들 중 과거 한옥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옥마을 둘레길에서 전주천이 지나는 곳들의 자연풍경은 아는 사람만 가는 명소라 하는데요. 상업화가 덜 된 편인 전주향교 주변에 있는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골목길은 태조로의 번잡함과 대조를 이룹니다. 구 도청자리에 복원된 전라감영도 찾아가볼 가치가 있습니다.
3. 전주 한옥마을 맛집을 찾는다면
식사를 한다면 한옥마을 중심가보다 근처 남부시장이나 전라감영, 객사쪽에서 먹는걸 추천합니다. 물론 중심가에도 오래된 유명한 맛집들이 꽤 있으나 관광지 특성상 현지인 맛집은 한옥마을 내에 거의 없습니다.
완산경찰서 뒷골목엔 00회관, 00식당이라는 상호명을 가진 집들이 많은데, 이 집들의 백반은 1인당 5~7천원대이면서 한옥마을 안에서 1인당 최소 만원 이상을 받는 한정식집보다 훨씬 퀄리티가 좋습니다. 숙박 역시 한옥마을에서 큰길 하나만 건너면 같은 가격에 크기는 훨씬 큰 2인실 침대방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4. 한복 체험 꼭 해야할까
한옥마을의 컨셉에 맞춰 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 입는 것은 필수 코스로도 꼽히는데요. 대여 가능한 한복의 종류도 다양하니 한번쯤 입고 돌아다녀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전통 한복 디자인이 아니라거나 질이 낮다는 부정적인 후기 때문에 이를 고민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애초에 요즘 시대에 한복을 입을 기회도 흔치 않으니 이런 때라도 입어보는게 추억으로 남는 길이긴 하죠.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경기전 무료관람이 가능한데요. 공예나 한지 등 예술과 가게들도 많으니 한복을 입고 고느적한 풍경을 여유로이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한옥마을에 콘텐츠가 굉장히 다양해졌는데요. 버스킹은 물론 마당창극이나 소리문화 축제, 비빔밥 축제 등도 있으니 알아보고 가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엔 독서대전을 해서 길거리에서 시를 읽어주는데요. 한복을 입고 시가 울려 퍼지는 한옥마을 거리를 거니는 경험은 낭만 그 자체라고 하니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
|5. 차는 가져가지 마세요
전주 한옥마을 자체가 걸어다니는 관광지이고, 주민들 역시 여전히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다가 상인들도 모두 차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주차하기가 매우 어려운 동네입니다. 자기 자리에 주차가림막을 해놓는다거나 일찍부터 와서 좋은 자리 맡아놓고 늦게 차를 빼는 경우가 많죠.
근처 주차장도 드물며, 더군다나 공영주차장은 하루에 금액 12,000원을 내놓으라 하는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수요 대비 주차면수가 턱없이 부족하므로 되도록이면 차는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이와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전주 이번에 가봤더니 진짜 좋더라", "거리에 나무랑 의자도 많고 물도 흐르게 해놔서 걷기 좋았어요", "음식점이 다양하지 못한건 아쉬웠는데 바뀌었다고 하니 또 가봐야겠다", "완산경찰서 뒷골목은 진짜 현지인 맛집이긴 하다"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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