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비체계적 사이코패스 가능성…"범죄 수법 대단히 어설퍼"

'또래 살인' 정유정, 비체계적 사이코패스 가능성…"범죄 수법 대단히 어설퍼"

데일리안 2023-06-10 06:3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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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서 28점…25점부터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강호순 보다 높아

전문가 "살인해 보고 싶었다는 정유정 진술 사실이면 '쾌락형 살인마'…살인에 대한 욕망 쫓아"

"사람 해치고 싶다는 욕망에 매몰…살인 후 닥친 감정에 계획 제대로 시행 못했을 수도"

"외향적 성격 많은 일반 사이코패스와 달리 내향적 성격…비대면 접촉 통해 희생자 찾았을 듯"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뒤 신상이 공개된 정유정이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뒤 신상이 공개된 정유정이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점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유정이 어떤 유형의 사이코패스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아직 정유정이 사이코패스로 확실하게 판명되지 않아 확언할 수 없다면서도, 지금까지의 행적으로 유추해 볼 때 범죄 수법이 대단히 어설픈 비체계적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크고, 본인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살인에 대한 욕망을 쫓아 범행을 저지른 '쾌락형 살인마'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이코패스란 인격장애의 한 종류다. 사회적 규범에 공감하지 못하며 자신의 이득이나 충동에 이끌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쉽게 무시하고 침범하는 성향을 가진 경우를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사이코패스의 대표적인 행동 양식으로는 반복적인 거짓말과 무책임, 빈번한 범법행위, 충동적이고 강한 공격 성향 등이 있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범죄 수사프로그램을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고, 실제로 살인을 해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고, 경찰은 이같은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에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시행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보통 대인관계와 감정·정서, 반사회성 등 4가지 항목 20개 문항을 조사한다. 문항마다 0점에서 2점까지 점수를 메기며 만점은 40점이다. 우리나라는 25점 이상부터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본다. 정유정은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 보다 1점 높은 28점대로 전해졌다.

가방에 담아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의 모습. ⓒ연합뉴스 가방에 담아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의 모습. ⓒ연합뉴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유형을 굳이 분류한다면 체계적·비체계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체계적 사이코패스는 유영철이나 강호순을 예로 들 수 있다"며 "정유정은 아직 정보가 전부 드러난 게 아니라 사이코패스라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이코패스라고 전제한다면 범죄 수법이 굉장히 어설픈 정유정은 비체계적 사이코패스라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유정의 범행을 따라가보면 허술한 부분이 많았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피해자의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는데,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곳인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고, 이 과정에서 혈흔이 묻은 가방을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신고하면서 붙잡혔다. 체포 당시에도 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갔지만 결국 꾀병으로 드러나는 등 허술한 거짓말을 일삼았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인을 해보고 싶어서 범행했다는 정유정의 진술이 진실이라고 가정한다면, 살인을 즐기는 '쾌락형 살인마'라고 볼 수 있다"며 "살인에 대한 쾌락이나 욕망을 쫓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람을 해치고 싶다는 욕망에 매몰됐던 것 같고, 살인 이후에 닥친 감정 때문에 계획했던 것들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아직까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외에 지능 검사나 다른 상담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유형이다, 라고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만으로 봤을 때 외향적 성격이 많은 일반 사이코패스와 달리 내향적 성격이 강해 보이고, 이같은 성향이 범죄 수법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정유정은 강호순처럼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유인하는 타입도 아니고 학창시절에도 주변과의 교류가 없었다"며 "이런 성격이 비대면 접촉을 통해 희생자를 찾는 방식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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