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매치' WBC 결승 9회초 2사 후 세기의 대결
트라웃, 오타니 6구 중 헛스윙만 세 차례 후 삼진
오타니 투구에 경의 표하며 "1라운드는 오타니"
WBC 우승 트로피 들어올린 오타니. ⓒ AP=뉴시스
마이크 트라웃(32·미국)이 오타니 쇼헤이(29·일본)에 당한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트라웃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일본전에서 2-3으로 1점차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A 에인절스 동료 오타니와 맞대결을 펼쳤다.
만장일치 AL MVP를 받았던 오타니와 세 차례나 MVP에 선정됐던 트라웃의 투타 대결은 WBC 개막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며 상상했던 그림이다.
미국과 일본의 ‘드림 매치’의 대미를 장식한 둘의 대결은 오타니 승리로 끝났다.
100마일 강속구를 한가운데로 뿌린 오타니는 풀카운트에서는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휘면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져 트라웃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헛방망이를 유도하기에 완벽한 공이었다. 100마일에 육박하는 공에 두 차례 헛스윙했던 트라웃은 마지막에는 슬라이더에 속고 말았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 오타니는 글러브를 벗어던지며 포효했고, 트라웃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터벅터벅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경기 후 오타니는 MLB.com 등을 통해 “(트라웃과)마지막에 대결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내가 잡든, 트라웃이 치든 결과를 떠나 후회 없도록 최고의 공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이크 트라웃 ⓒ AP=뉴시스
헛스윙 삼진을 당한 트라웃도 패배를 인정했다. 주장으로서 대표팀이 우승을 놓친 것에 누구보다 큰 아쉬움을 삼키면서도 “모두가 기다렸던 대결이다. 1라운드는 오타니의 승리”라며 “그의 투구에 경의를 표한다.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트라웃은 오타니가 던진 6개의 공을 단 한 차례도 배트에 맞추지 못했다. 헛스윙만 3번 했다. MLB 통산 3회 MVP 수상을 자랑하는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트라웃은 MLB 최초로 총액 4억 달러를 초과하는 계약을 맺은 선수다. 그런 트라웃도 꼼짝 못할 만큼 오타니의 마지막 승부는 WBC 역사에 오래오래 남게 됐다.
한편,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투타겸업’ 스타 오타니는 첫 출전한 WBC에서 MVP에 선정됐다. 타자로 7경기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대회 최다안타 및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투수로서는 3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9.2이닝 2실점) WHIP 0.72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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