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16조원을 훌쩍 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적 개선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견조한 대출성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데다,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7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8일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9일 하나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지주들은 역대 최대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6조5393억원으로 전년(14조5430억원)대비 1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이 4조9110억원의 순이익으로 1위를 차지하고 KB금융이 4조7536억원으로 뒤를 이을 전망이다. 이어 하나금융 3조7143억원, 우리금융 3조1604억원 등 순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대출자산의 양호한 성장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예대마진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경기회복 둔화로 가계·기업 대출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며 이자이익이 크게 오른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 전망치는 65조9566억원으로 전년(50조6973억원)대비 30.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은 견조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3분기 NIM은 2.00%로 전분기대비 0.02%포인트(p), KB금융은 1.98%로 0.02%p, 하나금융은 1.82%로 0.02%p, 우리금융은 1.86%로 0.03%p 올랐다.
그 결과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29조2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96% 늘어났다. KB금융이 8조3392억원으로 19% 증가했고, 신한금융이 7조8477억원으로 17.8%, 하나금융이 6조4872억원으로 19.4%, 우리금융은 6조3480억원 24.7% 늘어났다.
이같은 기조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같은 실적 호조가 올해에도 이어질지 미지수다.
우선 견조한 대출 성장세가 부동산·주식시장 부진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줄어들며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2022년중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058조1000억원으로 1년간 2조6000억원 감소하며 연간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이후 첫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0조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22조8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가격 하락에 대한 두려움 등에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고 있다. 작년 1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로 전월대비 17.1%(1만80가구) 증가했다. 수도권은 6.4%(662가구) 증가한 데 반해 지방은 19.8%(9418가구) 큰폭 늘었다.
주식시장도 우리나라 수출 감소, 미국 연방준비제도 하반기 금리인하 전망, 미국 고용지표 호조 등 불확실성이 산재한 탓에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역대 최저 수준을 보여온 은행권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이 소폭 상승하는 등 신용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어 건전선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상반기 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평가 결과 등에 비춰 향후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은행에 대손준비금의 추가 적립을 요구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이자수익이 둔화되고 대손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반적인 외부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며 "올해 금융권 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지겠지만, 작년과 같은 깜짝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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